잠실 더비 직관하는 야구팬들, 앉을 생각 없이 방방 뛰며 응원가 떼창

잠실 더비 직관하는 야구팬들, 앉을 생각 없이 방방 뛰며 응원가 떼창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07-26 18:40
업데이트 2020-07-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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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잠실더비에서 두산 팬들의 응원석인 1루 외야석의 모습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잠실더비에서 두산 팬들의 응원석인 1루 외야석의 모습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그동안 프로야구 경기를 ‘집관(집에서 관람)’하면서 ‘직관(직접 관람)’을 염원하던 야구팬들이 관중석을 채우면서 비로소 프로야구가 온전한 모습을 되찾게 됐다. 비록 전체 관중의 10%만 야구장을 채웠지만 함성과 탄식, 박수와 응원가 떼창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면서 그동안 녹음된 관중들의 응원소리 등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었던 팬들의 존재감을 다시금 되새겼다.

잠실 구장은 시야각이 나쁜 외야석 양 옆 6구역을 비워두고 앞뒤로 두줄씩, 양옆으로는 두칸씩 띄어 앉았다. 이날 경기가 시작하는 오후 5시무렵까지도 2424명의 야구팬들은 1,3루 내야석 출입구 앞에서 1m 거리를 유지한 채 체온을 재고, 인터넷으로 직접 예매한 표와 함께 실명 인증 절차를 거친 QR 코드 입장권을 스캔한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을 함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와의 26일 잠실 더비에서 이형종이 팀의 첫 안타를 만들어내자 관중들은 이형종의 이름을 연호했다. 첫 안타에 신난 야구팬들은 다음 타석에서 포수 유강남이 들어서자 유강남의 응원가를 ‘떼창’으로 불렀다. 하지만 유강남이 잘 받아 친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가 두산 1루수 오재일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닝은 종료됐고 탄식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올시즌 처음으로 관중이 입장한 26일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잠실야구장 1루석 두산베어스 팬들이 모여 앉은 관중석 모습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올시즌 처음으로 관중이 입장한 26일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잠실야구장 1루석 두산베어스 팬들이 모여 앉은 관중석 모습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회말 김재환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무사 1루 상황에서 최주환이 투수 이민호의 직구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하자 1루 홈팀 응원석 쪽에 앉은 두산 베어스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깃발을 흔들고 자기 자리에서 방방 뛰며 열정적으로 응원가 ‘승리를 위하여’를 단체로 불렀다. 이후 두산 팬들은 좀처럼 자리에 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3회 초 LG 오지환의 타석에서 정주현이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송구가 2루수 뒤로 빠져나갔고, 이때 3루로 과감하게 내달린 정주현이 비디오 판독 끝에 3루 베이스를 확보했다. 구장 전광판을 통해 중계 방송사 느린 화면이 보이자 이때 팬들의 탄성이 터지면서 모처럼 관중 없는 야구장에서 알 수 없었던 ‘직관의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이후 오지환이 우익수 방향으로 깊은 플라이를 날려보내면서 LG는 안타 없이 1타점을 뽑아내자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 어떤 관중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철저하게 국가가 내세운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 한 점차로 뒤진 4회말 LG가 호수비로 이닝을 종료시키자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LG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노란 수건을 흔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26일 2424명의 관중이 입장한 잠실 야구장에서 팬들의 육성 응원이 이어지자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육성 응원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웠다.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6일 2424명의 관중이 입장한 잠실 야구장에서 팬들의 육성 응원이 이어지자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육성 응원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웠다.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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