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 화난 추신수 “글러브 줄 테니 직접 해보세요”

억울해 화난 추신수 “글러브 줄 테니 직접 해보세요”

입력 2015-06-12 02:46
업데이트 2015-06-12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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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스터 감독의 이해 못 할 행동에 누적 감정 폭발

미국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한국인 타자 추신수(33)가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행동에 보인 격앙된 반응에 미국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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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추신수
배니스터 감독은 10일(현지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4-5로 역전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추신수를 따로 붙잡고 얘기를 나눴다.

마치 추신수의 3루 송구가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듯 추신수에게 책임을 따졌고, 추신수는 감독의 이례적인 추궁에 화난 감정을 한국과 미국 언론에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우익수로 출전한 추신수는 4-2로 앞서던 8회 수비 때 1사 1루에서 벤 조브리스트의 안타를 잡아 3루로 공을 던졌다.

그러나 1루 주자는 3루에 안착했고, 추신수의 공을 잡은 3루수 조이 갈로가 중계 플레이를 틈 타 2루로 뛰던 조브리스트를 잡고자 2루에 송구했으나 악송구가 되면서 텍사스는 1점을 거저 줬다.

텍사스는 결국 8회 4-4 동점을 허용한 뒤 9회말 1점을 더 내줘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시 추신수의 송구가 패인이 됐다며 그에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차피 주자의 3루 진루를 막지 못한 이상 타자를 1루에 묶어 병살을 노렸어야 한다는 분석에서다.

배니스터 감독은 “송구를 중간에서 끊어야 했다”면서 추신수에게 어떤 의도로 3루에 공을 던진 것인지 계속 물었다.

졸지에 패배의 원흉이 된 추신수는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더그아웃에서 감독에게 그런 얘기를 들어본 게 처음”이라면서 “야구를 1∼2년 한 게 아니므로 안타를 친 타자를 2루로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이)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마치 나 때문에 졌다는 뉘앙스로 들렸다”면서 “생각처럼 모든 플레이를 언제나 잘할 수 없다고 감독에게 답했다”며 억울한 감정을 표출했다.

추신수는 미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나 때문에 졌느냐”고 반문한 뒤 “글러브를 줄 테니 직접 한 번 해보라”면서 사실상 배니스터 감독에게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지역 신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4회 1사 1,2루 프린스 필더의 타석에서 나온 델리노 드실즈의 3루 도루 실패, 8회 1사 3루에서 추가 득점 실패 등 이날 텍사스의 패인으로 꼽을 만한 상황을 11일 소개했다. 추신수의 잘못으로만 패배의 원인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추신수의 송구만 패인으로 ‘콕’ 짚어 공개 비난한 배니스터 감독의 처사에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메이저리그 초보 사령탑인 배니스터 감독이 선수들이 다 보는 앞에서 베테랑인 추신수의 자존심을 긁은 것은 팀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는 우려도 있다.

감독이 많은 몸값을 받는 베테랑 선수의 활약상에 크게 기대한다고 하나, 졌다고 해서 경기 직후 그 원인을 고참 선수에게 공개로 따진 건 한 팀의 사령탑이 할 행동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벤치 코치를 지내다가 올해 텍사스 사령탑에 부임한 배니스터 감독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허약한 마운드에도 텍사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다 불과 2경기 뒤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를 달리는 데에 배니스터 감독의 일정 부문 역량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팀 내 관계자에 따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 기용 등으로 선수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선수를 육성할 목적이라고 하나 내부의 공감을 얻지 않은 채 공수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이지 못한 외야수 제이크 스몰린스키만을 어떤 식으로든 계속 기용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스몰린스키는 주로 경기 후반 추신수의 대수비로 나섰다. 추신수는 이유도 모르고 교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승패에 최종 책임을 진 감독이 모든 선수의 공감을 얻을 필요는 없지만, 베테랑 선수를 중심으로 한 팀의 융화를 최우선으로 삼고 그들을 존중한 전임 론 워싱턴 감독(현 오클랜드 코치)과는 분명히 상반된 모습이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추신수가 작심하고 배니스터 감독에게 항의한 것을 그간 누적된 불만의 폭발로 풀이하는 의견도 이런 이유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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