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 태권도, 운영 미숙 ‘눈살’

전자호구 태권도, 운영 미숙 ‘눈살’

입력 2010-11-17 00:00
업데이트 2010-11-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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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억울합니다.두 차례나 장비 점검을 받고 나왔는데 몰수패라니요...”17일 오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가 치러진 광저우 광둥체육관.2006 도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왕수춘(25.대만)이 매트 중앙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침묵 시위를 펼치고 있었다.

 심판진은 빨리 매트를 떠나 줄 것을 요청했지만 왕수춘은 눈시울만 붉힌 채 꼼짝없이 앉아 있었고,대만 태권도 대표팀 코치들은 심판들에게 항의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문제의 발단은 이번 대회부터 처음 적용한 전자호구 때문이었다.

 왕수춘은 이날 여자 49㎏급 1회전에서 부티하우(베트남)을 상대로 일방적 공격을 퍼부었고,위력적인 발차기로 얼굴을 때려 3점을 보태 순식간에 9-0을 만들었다.

 하지만 심판은 경기 종료 12초를 남기고 경기를 중단시키더니 두 선수를 매트 중앙에 불러세웠다.그리고는 부티하우의 승리를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주심의 판정에 우수춘은 상황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대만 코치진은 심판석으로 뛰어가 이유를 물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문제의 발단은 전자호구였다.우수춘이 사용한 전자호구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서 지정한 제품이었지만 최신 제품이 아닌 구식이었다.구식 제품은 발꿈치 부위의 센서가 최신 제품보다 넓어 점수를 따내기 쉽다.

 우수춘이 마지막 얼굴 가격을 하는 순간 발꿈치 센서가 드러나면서 심판들이 이를 발견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국 몰수패로 이어졌다.

 조직위는 이에 앞서 라저스트사가 제조한 전자호구를 사용하면서 최신 제품 이 아닌 구식 제품을 쓰겠다고 밝혔지만 참가국들의 반발이 심하자 지난 16일 대표자 회의를 통해 최신 제품을 쓰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우수춘은 엉뚱하게도 구식 제품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고,경기에 앞서 두 차례나 치러진 장비 검사를 무사히(?) 통과해 매트에 올라 경기를 치렀다.조직위의 운영 미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경기장 밖에서 이뤄지는 1차 장비 검사는 물론 경기 직전 치르는 장비 검사마저 형식적으로 이뤄지면서 엉뚱하게 선수만 피해를 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우수춘은 49㎏급 최강자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만큼 뜻밖의 1회전 몰수패로 대만 선수단은 큰 충격에 빠졌고,대표팀 감독은 경기장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과를 바꿀 순 없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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