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
2024파리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CNTS 사격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이원호가 조준을 하고 있다. 2024.7.28 샤토루 박지환 기자
이원호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4위(197.9점)로 경기를 마쳤다.
본선을 4위로 올라 공기소총 10m 혼성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에 이어 두 번째 매달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공기권총 10m 결선은 선수들이 1발당 10.9점 만점의 총을 10발씩 격발한 뒤 두 발씩 사격해 최하위가 한 명씩 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날 열린 본선에서 4위로 결선 티켓을 얻었던 이원호는 결선에서도 상위권 진입 기회를 엿봤다. 이원호는 하지만 15발째에서 9.6점을 쏘면서 뒤로 처졌고 16발째 사격을 완료했을 때 5위로 밀렸다. 18번째 사격에서 이원호는 독일 선수를 제치고 4위까지 순위를 다시 복원시켰다.
한 명 만 더 제치면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20발째에서 9.6점을 쏘며 사대를 떠나야 했다. 개인전을 마친 이원호는 29일 열릴 공기권총 혼성 경기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호흡을 맞춰 메달에 도전한다.
온천중 재학 시절 사격부에 체험하러 갔다가 재능을 알아본 코치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한 이원호는 재능과 노력 덕분에 빠른 속도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고교시절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른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찾아간 병원에서는 신경이나 근육, 심지어는 심리적인 문제 등 제각각 원인을 지목했는데 어떤 치료법도 통하지 않았다. 운동 부족이 이 원인인가 싶어서 운동량도 늘려봤지만 차도는 없었다.
표적지는 마치 산탄총을 쏜 것처럼 흩어졌다. 주위에서는 “쟤 왜 저렇게 총을 쏴?”라고 수군거렸다. 사격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던 이원호는 왼손으로 총을 잡기로 마음을 바꿨다.
2018년부터 왼손 사격을 연마하기 시작한 그는 왼팔 근력을 기르기 위해 3㎏짜리 아령을 어딜 가든 휴대했다. 밥도 왼손으로 먹었다. 이제는 왼손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정도지만 왼팔도 오른팔처럼 언제 떨리기 시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그를 괴롭힌다.
힘겹게 ‘왼팔 사수’로 거듭난 이원호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공기권총 10m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왼팔에 대한 확신도 하게 됐다.
그는 “오른손이 가능하다면 당장이라도 오른손에 총을 잡겠다”고 말할 정도다. ‘오른팔이 안 되면 왼팔로’ 변경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