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단거리 육상 선수들 “도쿄 폭염이 좋아”

올림픽 단거리 육상 선수들 “도쿄 폭염이 좋아”

심현희 기자
입력 2021-07-29 20:35
수정 2021-07-2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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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트랙 이미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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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치러지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단거리 육상선수들이 푹푹 찌는 도쿄의 날씨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전했다. 미국 남부, 중미 등 따뜻한 날씨에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더운 날씨에 익숙한 데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단거리 선수들의 폭발적인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근육이 빠르게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계올림픽의 꽃’ 육상 종목은 올림픽 마지막날인 다음달 8일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리는 마라톤을 제외하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도쿄에서 치러진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은 테니스, 트라이애슬론 등 야외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100m~400m 트랙을 달리는 단거리 종목 출전 선수들은 그 어느 대회보다 도쿄에서의 기록 단축을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더운 날씨가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운동신경을 활성화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ATP로 알려진, 에너지 생성 분자를 방출하는 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단거리 선수의 보폭도 증가시켜 기록 단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의 환경 생리학자인 로버트 채프먼은 “단거리 육상 경기에서 스프린터에게 가장 좋은 온도는 28~32도”라고 말했다. 또 뜨겁고 습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보다 밀도가 낮다. 더 더운 날씨에 야구공을 칠 때 더 멀리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도가 올라갈수록 공기 중의 가스 분자는 더 빠르고 더 멀리 떨어져 이동하며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저항을 낮춘다. 채프먼은 “도쿄와 같이 해수면 근처에서는 열과 습도의 결합으로 공기 밀도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 스타들이 평소에 미국 남부의 텍사스주, 자메이카 등 따뜻한 날씨에서 훈련을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특히 열은 근육에 대한 워밍업 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따뜻한 날씨에서 경기 전 운동을 하면 근육을 빠른 속도로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남자 100m 금메달 후보인 미국의 트레이본 브로멜도 “따뜻한 날씨일 때, 나는 내 경주 계획과 전술에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다”면서 “몸이 시원해지면 몸이 따뜻해지기 위해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400m 허들 금메달 후보인 미국의 허들 라이 벤자민은 “경기 때에는 근육이 빠른 속도로 발사될 필요가 있다”면서 “온도가 낮으면 무의식적으로 추운데 내 자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뜨거운 도쿄 날씨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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