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먹’으로 세상을 녹다운시킨 파이터

‘한 주먹’으로 세상을 녹다운시킨 파이터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7-26 17:42
수정 2018-07-2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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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꿈꾸는 ‘외팔이 격투 선수’ 뉴웰

선천적 왼팔 없지만 파운딩·발기술 화려
고교·대학 레슬링서 300승 이상 거둬
MMA 14승… 컨텐더 시리즈서 판정패
“1패가 2패 됐을 뿐… 앞으로 나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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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왼쪽 팔꿈치 이하가 없는 ’외팔이 파이터’ 닉 뉴웰이 링에 올라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종합격투기(MMA) 데뷔 9년차인 뉴웰은 지금까지 14승2패를 기록 중이다. MMA파이팅닷컴 캡처
선천적으로 왼쪽 팔꿈치 이하가 없는 ’외팔이 파이터’ 닉 뉴웰이 링에 올라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면서 팔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종합격투기(MMA) 데뷔 9년차인 뉴웰은 지금까지 14승2패를 기록 중이다.
MMA파이팅닷컴 캡처
“‘팔이 하나밖에 없는 선수를 UFC 옥타곤에 오르게 놔뒀다고? 바보 아냐?’ 이런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난 ‘혹시 불상사라도 일어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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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뉴웰(오른쪽)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대나 화이트 튜즈데이 나이트 컨텐더 시리즈’에서 알렉스 무노즈의 안면을 향해 발차기를 날리고 있다. UFC 제공
닉 뉴웰(오른쪽)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대나 화이트 튜즈데이 나이트 컨텐더 시리즈’에서 알렉스 무노즈의 안면을 향해 발차기를 날리고 있다. UFC 제공
지난달 종합격투기(MMA) 최고의 무대인 UFC 225 결산 기자회견 도중 대나 화이트 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꿈치 아래 절반이 없었던 MMA 선수 닉 뉴웰(32)의 UFC 계약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 출신인 뉴웰은 고교와 대학 레슬링 선수로 300승 이상 거둔 뒤 2009년 MMA에 데뷔해 나름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백사장(화이트 대표)으로선 선뜻 결심하기 쉽지 않았다.

어느 날 뉴웰이 에이전트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찾아왔다. 화이트 대표는 “그는 얼마나 오래 이 종목에서 경력을 쌓았는지, 어떻게 훈련했는지를 설명한 뒤 ‘당장 계약을 맺을 만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컨텐더 시리즈에라도 나가게 해달라’고 조르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그는 24일(이하 현지시간) UFC 데뷔 유망주들이 화이트 대표와 매치메이커 믹 메이너드, 션 셸비 앞에서 겨뤄 보는 ‘튜즈데이 나이트 컨텐더 시리즈’에 참가했다. 상대는 4전 전승의 알렉스 무노즈(28).

뉴웰은 1라운드에서 코피를 흘리며 힘겨워했고 2라운드에선 왼쪽 눈 아래가 찢겼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오른손 템플 공격이 살아나고, 그의 특기인 기요틴 초크까지 시도할 수 있을 만큼 경기를 주도했다. 무노즈는 가까스로 위험을 벗어났고, 결국 세 심판 모두 30-27로 무노즈의 손을 들어줘 판정패했다.

그가 패배를 곱씹은 것은 2014년 WSOF 챔피언을 지냈고 현재 UFC 라이트급에서 활약하는 저스틴 개스제에게 무릎 꿇은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8승을 서브미션으로 기록할 정도로 레슬링 기술이 빼어났다. 왼팔꿈치로도 파운딩 공격을 사정없이 퍼붓고 발기술도 화려하다.

미국 ESPN은 그가 계약을 맺는 데 조금 못 미쳤지만 오랫동안 고대해 온 한 방을 낭비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뉴웰은 경기 뒤 취재진에게 “내가 항상 바랐던 것은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그 기회가 주어졌는데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이 내 날이 아니었다”며 “이전에도 져봤고 그 뒤 더 나아졌다. 얻은 교훈이 있기 마련이다.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레슬링을 할 때 처음 17경기를 져본 적도 있지만 주 올스타로 뽑혔고 MMA에서도 세계 챔피언까지 해봤다. 14승1패가 이제 14승2패가 됐을 뿐”이라면서 “이런 게 우리가 하는 경기”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비슷한 장애를 안고 태어나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에 당당히 입단한 샤킴 그리핀처럼 그가 UFC 판에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7-2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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