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의 꽃 ‘그리드 걸’ 못 보나

레이싱의 꽃 ‘그리드 걸’ 못 보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17-12-15 18:10
수정 2017-12-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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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실용성 두고 논란 계속

F1 새 운영진들 존폐 여부 검토
BBC 설문 응답자 60% “존속 지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이 ‘그리드 걸’을 존속시킬지 논의에 들어갔다. 사진은 2010년 10월 전남 영암 코리아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여한 그리드 걸들의 모습. 서울신문 DB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이 ‘그리드 걸’을 존속시킬지 논의에 들어갔다. 사진은 2010년 10월 전남 영암 코리아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참여한 그리드 걸들의 모습.
서울신문 DB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엄브렐라나 드라이버 이름 판을 들고 서 있는 ‘그리드 걸’(grid girl)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일까.

스폰서 브랜드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로 향하는 드라이버를 호위하듯 도열한 이들은 레이싱의 ‘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벌써 일부 대회에서는 대안으로 남성이나 어린이들을 마스코트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을 버니 에클레스턴으로부터 사들인 새 주인들이 그리드 걸을 계속 운영할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5일 전했다. 로스 브로운 F1 운영국장은 “민감한 주제로, 심각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을 좇아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체이스 캐리 F1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많은 관점을 모아 이 종목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 관점도 있겠지만 팀들과 함께, 커다란 생태계, 광범위한 팬들과 함께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레드불의 크리스티안 호너 단장은 그리드 걸이 F1에 영광을 더하는 존재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리드 보이를 기용했을 때도 비난은 뒤따랐다. 오스트리아에서 어린이들이 드라이버의 트레일러까지 쫓아가는 바람에 또 문제가 됐다”고 되돌아봤다. 영국 걸그룹의 원조 스파이스 걸 멤버였던 제리 할리웰과 결혼한 호너는 근육질 이미지의 F1에서 ‘꽃’ 역할을 하던 것에서 점점 더 중심적인 역할로 옮겨오고 있다며 “아내 표현을 빌리자면 F1에서의 걸 파워가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실버스턴의 스튜어트 프링글은 “우리 딸이 라이크라(수영복)가 갖고 싶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며 낡은 관행을 깰 때라고 지적했다.

BBC가 14일 진행한 투표에서 응답자 60%가 그리드 걸 존속을 지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12-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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