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선수 불법베팅 의혹 ‘사실로’

프로축구선수 불법베팅 의혹 ‘사실로’

입력 2011-06-02 00:00
업데이트 2011-06-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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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와 연계된 승부조작으로 위기에 몰린 프로축구에서 선수가 불법 베팅에 직접 참여한 사실까지 확인돼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항 스틸러스는 불법 베팅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난 미드필더 김정겸(35)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2일 밝혔다.

지금까지 검찰에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은 선수들은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지만, 김정겸은 승부조작과는 무관하게 배당금을 노리고 직접 베팅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겸은 대전 시티즌의 미드필더 김모(27) 선수로부터 지난 4월6일 열린 러시앤캐시컵 대전-포항전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브로커에게 매수된 동료 선수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대전의 김모 씨는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포항에서 뛰어 김정겸과 친분이 있었다.

대전의 패배가 계획된 당시 경기에서 대전은 브로커의 의도대로 포항에 0-3으로 졌다. 김정겸은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겸은 본인의 돈으로 제삼자를 통해 해당 경기의 스포츠토토 베팅에 1천만원을 걸어 2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듣고 구단 자체 조사를 벌여 사실을 확인한 포항에 따르면 검찰은 아직 김정겸을 소환 조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수가 스포츠토토에 베팅하는 것은 국민체육진흥법에 금지돼 있어 김정겸은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김정겸은 전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강원도 평창에서 마련한 K리그 워크숍에도 참가해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에 서명하고 승부조작 등 부정·불법행위를 뿌리 뽑자고 다짐했다.

프로연맹은 오는 13일까지 2주간 한시적으로 승부조작 등 불법행위에 가담한 내용을 자발적으로 밝히는 당사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선처를 건의하고 내부적으로도 징계수위를 최대한 낮춰주기로 했다.

하지만 김정겸은 구단이 비위내용을 먼저 인지한 상황이라 선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선수의 불법 베팅 참가가 사실로 드러나 프로축구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프로축구가 브로커와 연계된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여 있긴 하지만, 암암리에 퍼져 있는 선수들의 불법적인 베팅 참가가 더 큰 문제였다.

특히 불법 사설토토 베팅 의혹은 구단으로서는 확인하기 쉽지 않아 소문은 무성해도 현실적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포항 외에 전북 현대에서도 또 다른 선수가 불법베팅에 참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어 프로연맹과 구단은 자체 조사를 벌이면서 검찰 수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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