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 취임… 팀 컬러 변화 예고
롯데 양승호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은 ‘우승’이었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였다. 함께한 장병수 사장도 “무조건 내년에는 우승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초보 프로 감독으로 야구 인생 내내 롯데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담이 될 수 있는 공약이었다. 누구에게나 시행착오와 적응 기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양 감독과 롯데는 그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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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롯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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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지난 3년, 로이스터 감독은 전문가들이 의아해할 정도로 여유 있는 시즌 운영을 선보였다. 시즌 초중반, 팀이 하위권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투수 로테이션을 고집했다. 유행처럼 번지는 불펜진 과부하도 롯데엔 없었다. 그러나 1년 안에 우승해야 하는 팀은 그런 식으로 시즌을 운영하기 힘들다. 롯데 특유의 팀 컬러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격 지향적인 빅볼야구에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양 감독은 “공격은 기복이 있지만 수비는 연습을 많이 하면 좋아진다. 수비 연습을 많이 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내년, 롯데는 거시적인 시즌 운영에서부터 미시적인 부분 전술까지 많은 부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양 감독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단 선수단 장악이 우선이다. 선수들은 로이스터식 자율야구에 익숙해져 있다. 새 감독의 훈련 스타일과 지도 방식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양 감독은 “대화하면 안 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유난스러운 롯데 팬들의 눈높이도 맞춰야 한다. 양 감독 스스로 “좋은 성적을 내면 지금 롯데 팬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화끈한 롯데 팬들 특성상 성적만 나온다면 최고의 지지층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시즌 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0-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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