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포 쏘고 새는 공 잡아라

중거리포 쏘고 새는 공 잡아라

입력 2010-09-24 00:00
업데이트 2010-09-2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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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술로 본 한국팀 대응 전략

오는 26일 오전 7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최초의 ‘결승’ 한·일전이 벌어진다. 사실 전문가 대부분은 결승 상대로 강한 체력과 기술을 겸비한 북한이나 독일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이 아일랜드와 북한 등 난적을 차례로 물리치고 이변을 연출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역사적 라이벌이라서 더더욱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인 일본의 장단점을 뜯어봤다.

●맞춤형 전술로 결승까지

여자축구, 특히 연령대가 낮은 17세 이하(U-17)에서는 남자축구에 비해 수비 압박이 약하다. 남자의 빈번한 거친 태클이나 파워풀한 어깨싸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은 이런 생리를 꿰뚫은 공격전술을 펴왔고, 효과를 봤다.

일본은 상대진영 측면이나 중앙에서 공격기회를 잡으면 침투패스나 크로스보다 드리블 돌파에 집중했다. 압박 강도가 낮다 보니 상대 수비 사이에 공간이 날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반칙으로 막았을 때는 중거리포로 득점했다.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골키퍼가 있기에 가능했다. 이 전술로 조별리그에서 뉴질랜드와 베네수엘라를 각각 6-0으로 꺾었다. 또 흘러나오는 공을 노리는 동반 침투, 1대1 상황에서 상대를 벗겨내거나 접어서 방향을 바꾸는 플레이에 능하다.

최덕주 감독은 “개인기가 강하다.”면서 “더욱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전략적인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인기를 앞세운 미드필드에서의 연결플레이는 순간적인 압박으로, 문전에서의 드리블은 수비수 협력을 통한 공간차단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문전 프리킥 상황에는 벽을 촘촘하게 쌓고, 흘러나오는 볼을 깔끔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압박과 2선 침투

일본의 수비는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 약팀을 상대로 기세를 올렸지만 스페인에는 1-4로 졌다. 대인마크가 허술했고, 공중볼은 쉽게 뺏겼다. 특히 골키퍼와 최종수비라인의 호흡이 어긋나는 장면이 여러번 나왔다. 골키퍼의 낮은 킥력과 어설픈 위치선정으로 두 골을 내줬다. 준결승 북한전에서 내 준 선제골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골키퍼의 판단 실수로 인한 것이었다.

그래서 주장 김아름 등 킥력이 좋은 미드필더들은 문전에서 완벽하게 골을 만들기보다는 먼 거리라도 공간이 열리면 지체없이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 최종 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를 파고드는 침투 플레이가 필요하다. 여민지, 주수진, 이금민의 순간 스피드라면 충분히 일본의 수비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공중볼에 대한 약점은 드리블 기술과 스피드가 좋은 김인지를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선제골이 중요하다. 기량이 비슷한 두 팀 가운데 선제골을 내주는 쪽은 조급해지고,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제골 이후 강한 압박을 유지하면서 빠른 역습을 이어간다면 의외의 대승도 가능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9-2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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