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추석을 맞는 다문화 가정 며느리들

첫 추석을 맞는 다문화 가정 며느리들

입력 2010-09-17 00:00
업데이트 2010-09-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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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추석 같은 명절이 있어요.한국 추석은 이번이 처음인데 도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17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경남이주민센터 다문화어린이도서관에 모인 결혼이주여성들은 이국 땅에서 처음 맞는 추석을 앞두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들은 설레는 마음이라면서도 한국말이 서툴고 정서도 잘 모른다며 걱정도 했다.

 그러면서 모국에서 보내던 명절을 이야기할 때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는 딘 티 홍(Dinh Thi Hong.22)씨는 “베트남에도 추석 비슷한 게 있는데 한국 추석은 아직 텔레비전에서도 본 적이 없고 그냥 들어서 아는 정도”라고 말했다.

 딘 티 홍씨는 “명절이라는 포근한 분위가 좋지만 요즘들어 고국의 가족들 생각이 유독 많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아버지는 내가 4살때 돌아가시고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명절을 보냈는데 내년 베트남 추석에는 꼭 고국에 가서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임신 1개월째인 섯 소피아(Sot Sophea.20.캄보디아)씨도 추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피아씨는 “명절 음식도 좀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정도만 조금 만들 줄 안다.”며 “이번 추석에 열심히 보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생활이 10개월째라는 리 링(Li Ling.24.중국)씨는 “내 고향 선양(瀋陽)에서도 명절때면 친척들이 20~30명 정도 모이는데 여기도 지난 설에 친척들이 모이니까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고향에서 추석때면 등불이나 폭죽 구경을 주로 했다.”며 “내가 큰딸인데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난다.”며 울먹였다.

 이어 “‘시집살이’ 걱정도 없지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 시댁 어른들과 시누이들이 많이 이뻐해준다.”며 “한국말을 빨리 배워서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경남이주민센터 정책기획팀 정문순 간사는 “같은 유교권 국가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만큼 제사문화가 까다로운 곳은 없는데 이 때문에 말도 서툰 결혼이주여성들 상당수가 힘들어 한다.”며 “추석을 통해 한국화된 모습을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배려해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2010년 6월 기준으로 경남지역 주소를 둔 외국인은 모두 8천405명이며 이중 남성을 제외한 결혼이주여성은 93.75%에 해당하는 7천880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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