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차관, 몽골댁가정과 결연 ‘멘토’역할

현직 차관, 몽골댁가정과 결연 ‘멘토’역할

입력 2010-08-17 00:00
업데이트 2010-08-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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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을 세밀히 느끼면서 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고 어려움은 뭔지 살펴 도움을 주고 싶었죠.그랬더니 막연했던 생각이 구체화하고 다문화 정책 수립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정부 다문화 정책의 주무 부서인 여성가족부의 김교식 차관 가족이 지난 6월 살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옆 중원구에 사는 몽골 댁 가정과 자매결연을 하고 이 가정의 멘토 역할을 맡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다 올 3월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발탁된 그는 일하게 되면서 다문화 가정과 친밀히 지내야겠다는 생각에 새마을운동중앙본부에 부탁,몽골 댁 가정을 소개받은 것이 인연의 시작이라고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금까지 세 번가량 만났을까요?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난 셈이죠.저보다는 아내가 더 자주 찾아 자매처럼 지내요.그쪽 집의 다섯 살짜리 아들이 아프다고 해 찾아가기도 했고,공원에서 만나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누는가 하면 우리 집으로도 초대하기도 했죠.” 30대인 몽골 댁은 5년 전 한국에 와 아들과 두 살배기 딸을 뒀고 한국으로의 귀화도 마쳤다.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남편과는 12살 차이의 띠동갑이란다.

 김 차관은 “남편이 몽골 출신 아내가 방송국에 번역일을 맡아 일한다고 자랑을 많이 한다”며 “애들이 잘 크고 남편이 부인에게 고마워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이 행복해지는 비결에 대해 “상대를 믿고 이해하며 감싸는 자세를 가져야 마음이 통한다”며 “외국출신의 배우자를 지역사회의 작은 행사라도 자꾸 나가도록 떼밀어야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한다”고 답했다.

 또 “다문화 가정의 남편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의기소침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제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면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씩씩해진다”며 “우리 사회도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야 모두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의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여성가족부 내 4-5명의 다른 간부도 다문화 가정과 자매결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여성부의 한 관계자가 귀띔했다.

 김 차관은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베트남 신부 피살 사건과 관련,베트남을 찾아가 국제결혼 제도의 정비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일주일 만에 결혼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내부적으로는 국제결혼 중개업체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결혼 경력이 많은 이에게는 결혼 비자를 까다롭게 발급하며 베트남 정부와 협의해 결혼 전에 배우자에 관한 신상 정보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그는 몽골 가정과 자매결연한 덕분에 다문화 정책 수립에도 큰 도움을 받는다며 “기업이나 사회단체도 가정 간 자매결연을 캠페인으로 내세우면 다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사회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김 차관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으며관세청과 재무부,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 등을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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