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있어도 실현까지 산 넘어 산
과학기술연, 고압분사·대형송풍모의실험 땐 저감효율 18~65%
월드컵 분수대 실험 땐 10% 로 뚝
해안선 확대 하면 설치비 수조원
투자 대비 효과 낮아 실행 못 옮겨
![미세먼지 차단벽의 모델이 된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의 ‘월드컵 분수대’. 서울신문 DB](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7/15/SSI_20180715175623_O2.jpg)
![미세먼지 차단벽의 모델이 된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의 ‘월드컵 분수대’. 서울신문 DB](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7/15/SSI_20180715175623.jpg)
미세먼지 차단벽의 모델이 된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의 ‘월드컵 분수대’. 서울신문 DB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이 모의실험용으로 만든 미세물입자 분사장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7/15/SSI_20180715175818_O2.jpg)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이 모의실험용으로 만든 미세물입자 분사장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7/15/SSI_20180715175818.jpg)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이 모의실험용으로 만든 미세물입자 분사장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제공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의 ‘월드컵 분수대’를 미세먼지 차단장치로 설정하고 분석을 시작했다. 월드컵 분수대에는 소요 전력이 1.1㎿인 물펌프 3개가 설치됐고 분당 31t의 물을 높이 200m까지 분사한다. 건설 비용은 78억원이었다. 분석 결과 가로 200m, 세로 200m의 면적에 수분이 공급돼 높이 200m 아래를 통과하는 기류에 포함된 미세먼지 92%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서해안에 월드컵 분수대와 같은 대형 고압분사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러나 30㎞ 길이의 해안선에 분사기 150기를 설치하면 PM10(지름 10㎛ 이하의 미세먼지) 기준으로 서울지역 미세먼지 10%가량을 줄이는 것으로 예측됐다. 미세물입자를 대형 송풍기로 밀어올리는 방식도 50m 높이의 구조물을 사용해도 저감 효과가 7%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비용이었다. 고압분사기 방식은 1조 8000억원, 미세물입자 송풍 방식은 2조 3000억원의 막대한 시설비가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필요 전력은 각각 330㎿, 750㎿였다. 330㎿는 중형 화력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연구팀은 비용 대비 효과를 인정받으려면 시설비는 1500억원 이하, PM10 저감효과는 30% 이상이어야 한다고 봤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 대비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연구를 계속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도 “미세먼지 차단벽 기술은 환경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어서 향후 혁신적인 기술 방안을 확보했을 때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외부에서 한반도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68%는 중국발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도 2000m에서는 외부 유입 미세먼지의 75%가 중국발 미세먼지였다. 서울은 외부 미세먼지 중 중국 영향이 70%, 북한은 11%였다. 광주도 중국발 미세먼지 비율이 69%나 됐다. 대체로 한반도 서쪽 지역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부산은 중국발 미세먼지 비율이 57%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일본발 미세먼지가 29%로 일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8-07-16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