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사고’ 업체 버스 7대 인가받고 5대만 운영…운전기사도 부족‘

‘졸음운전 사고’ 업체 버스 7대 인가받고 5대만 운영…운전기사도 부족‘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7-07-13 17:10
업데이트 2017-07-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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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참사’를 낸 버스기사가 속한 회사 ‘오산교통’이 오산∼사당간 광역급행버스(M버스)운행 사업 계획을 무단으로 변경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현장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현장 지난 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 나들목에서 광역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13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과 국토교통부, 오산시 등에 따르면 오산교통은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M버스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올 3월부터 총 7대의 버스로 오산∼사당(총거리 53.3㎞) 구간을 하루 40회(배차간격 15∼30분)씩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통 직후 버스를 2대 줄여 5대만 투입하고 하루 28회씩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계획 변경 시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산교통은 아무런 절차 없이 운행 계획을 변경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상 인가·등록 또는 신고를 하지 않고 사업계획을 변경하면 사업 일부정지(1차 30일, 2차 50일) 또는 최대 5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허가 없이 버스 대수를 줄이면 여객운수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오산교통은 오산시에만 버스 대수를 줄인다고 보고해 국토부는 사업 계획이 변경된 사실을 사고 이후에야 파악하게 됐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기사 8명만으로 버스 5대를 운행한 것도 문제다. 그 여파로 올 2월 개정된 여객운수법에서 정한 ‘1일 운행 종료 후 8시간 연속 휴식시간 보장’ 등의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기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내몰린 것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오산교통 M버스 1대당 기사 2명씩 배치돼야 하지만 실제 그러지 못해 버스기사들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왕복 100㎞가 넘는 거리를 하루 5∼6회씩 운행하고 이튿날엔 쉬지 못한 채 다시 출근해야 했다.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를 낸 운전기사 김모(51)씨도 사고 전날인 8일 오전 5시 첫차를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 마지막 운행까지 모두 18시간 30분을 일했다. 차량을 반납하고 회사를 떠난 시간이 자정쯤이었고, 이튿날이자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오전 6시 30분쯤 출근해 7시 15분 첫 운행을 시작했다. 실제 잠은 5시간도 채 못 잔 상태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오산교통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인가받은 7대를 모두 가동할 수 없었다“면서 ”향후 기사가 채용되면 투입을 하려고 했지만 갖은 노력을 했으나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버스를 5대로 줄인 사실을 국토부에 허가받지 않은 점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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