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지옥… 일곱살 딸 죽이고 자살 기도한 엄마

사채 지옥… 일곱살 딸 죽이고 자살 기도한 엄마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5-03-18 23:52
업데이트 2015-03-19 04: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500만원 원금 상환일 다가오자 결심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고민하던 30대 어머니가 일곱살 난 딸을 흉기로 살해한 후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18일 살인 혐의로 김모(34·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1시 23분쯤 파주시 금촌동의 한 모텔에서 자신의 유치원생 딸(7)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2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몸도 수회 찔러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하자 직장 동료에게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며 통곡했다. 경찰에 자수하라는 친구의 설득을 받고 112에 자진 신고한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우울증 등의 증세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으로부터 20여㎞ 떨어진 파주 지역 시골 주택에 월세로 살고 있는 김씨는 전날 집 근처 점포에서 흉기를 구입해 딸과 함께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살 때 남편(46)과 결혼했으나 생활 능력이 없자 2년 전부터 별거를 해 왔다. 공장을 다니며 100여만원 남짓한 월급으로 시골 월셋집을 빌려 딸과 어렵게 생활했지만 5년 전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이 김씨 모녀를 억눌러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5개 대부업체에서 1500만원을 빌렸으나 원금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낼 형편이 못 됐다. 결국 최근 대부업체로부터 고소까지 당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었지만 생활이 궁핍해지자 2~3년 전부터 친인척들과 내왕하지 않고 지내 왔다. 경찰은 김씨의 치료 과정을 지켜보며 보충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5-03-19 9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