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와 병원 결탁…허위진단서로 3년간 37억원 꿀꺽

보험설계사와 병원 결탁…허위진단서로 3년간 37억원 꿀꺽

설정욱 기자
설정욱 기자
입력 2024-11-04 11:37
수정 2024-11-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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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
전북경찰청.


단기간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뒤 특정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뇌혈관·심혈관 질환의 증명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머리가 아프다’, ‘심장이 아프다’며 거짓 증상을 호소한 뒤 진단서를 받았다. 피보험자 중에는 여러 보험에 가입해 3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아냈는가 하면, 일가족 모두가 보험사기에 가담한 사례도 드러났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46명을 검거하고 이 중 보험설계사와 의사, 브로커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짜고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보험사 21곳에 허위 서류를 제출해 37억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A씨는 과거 병원에서 근무해 온 경험을 토대로 보험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을 회유하거나 다른 보험설계사들로부터 피보험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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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관계도. 전북경찰청 제공
보험사기 관계도. 전북경찰청 제공


경찰은 A씨 등이 피보험자 35명에게 뇌·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아 보험금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고액의 보험에 집중 가입시킨 뒤 자신이 관리하는 특정병원으로 데리고 가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보고있다.

질병 특성상 뇌혈관·심혈관 질환은 증명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또 뇌혈관 심혈과 보험금 최대 2억씩 4억원 수령 가능하다는 점도 노렸다.

피보험자들은 A씨 등의 권유로 월 납입 5~60만원의 보험을 여러개 가입한 뒤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경우 8개의 보험사에서 3억 5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고, C씨는 모친과 배우자, 누나 등을 보험에 가입시켜 총 5억 7000여만원을 받아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관계자는 “증명이 어려운 뇌혈관·심혈관 질환을 범행에 악용한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가담자와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보험사기 범행은 비필수 의료분야의 과다한 보상으로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만큼 지속적으로 첩보 수집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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