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반려동물, 쓰레기봉투 말고 장례로 보내주세요”...13년 차 장례지도사의 한마디

[영상] “반려동물, 쓰레기봉투 말고 장례로 보내주세요”...13년 차 장례지도사의 한마디

임승범 기자
입력 2024-06-30 11:26
수정 2024-06-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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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강성일 반려동물장례연구소장
반려인 ‘1500만’ 시대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 시대로
“반려동물 장례 문화, 이제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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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의 화장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17 김종선 기자
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의 화장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17 김종선 기자
“이제는 국가 정부에서도 반려동물 공공 장례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확대 방안을 고민을 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려인 ‘1500만’ 시대. 우리나라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 가구 수가 급증했다. 동시에 반려동물의 사후 처리에 관한 관심도 늘어났다.

강성일(44) 반려동물 장례연구소장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반려동물 장례 문화를 이끌어 온 13년 차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이자, 한국반려동물장례연구소 소장이다. 수많은 반려인의 슬픔을 위로하며 반려동물 장례 문화를 선도해 온 강 소장을 지난 17일 서울신문이 만났다.

그는 이른 나이 창업에 도전하며 쉬지 않고 쳇바퀴 같은 삶을 지냈지만, 어느 날 문득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문구를 보고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반려동물 장례문화가 상대적으로 발달한 일본을 수시로 찾으며 공부했다는 그는 “(우리나라에도) 최근 5년 전부터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마련됐다고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애완동물’ 시대부터 한국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를 이끌어 온 그의 생각은 어떨까. 다음의 그와의 일문일답.

-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란 어떤 직업인가.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해서 ‘이별 예식’ 절차가 진행될 때 그 절차를 주관해 주는 사람이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다. 분명 사람과는 다른 동물이기 때문에, 마지막 예우를 지켜주는 그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반려가족들의 슬픔을 충분히 존중해 주고 그 마음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장례지도사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유년기 시절에는 동물에 대해서 그냥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30대부터 작은 사업을 하다가 어느 날 한 미니홈피에서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전환점이 됐다. 누군가를 위해서 슬픔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일, 내가 오랫동안 롱런 할 수 있는 일 두 가지를 생각하다가 지금의 일을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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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봉안당에 안치된 반려동물의 유골함을 바라보는 보호자의 모습. 2024.06.17 임승범 기자
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봉안당에 안치된 반려동물의 유골함을 바라보는 보호자의 모습. 2024.06.17 임승범 기자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나.

“아내 외에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세상에 그런 직업이 있나’라는 말을 들었고, 어머니조차도 ‘그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물으셨다. (2010년) 당시에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란 직업의 명칭조차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과 가까운 지인들은 모두 ‘유망 있어 보이지 않는다’, ‘굳이 왜 잘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그 일을 하느냐’고 반문했던 것 같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나.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복지라든가 동물과 관련된 여러 문화가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돼 있었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 있는 여러 반려동물 장례식장 문도 두드려보고, 여러 가지 궁금했던 사항도 물어보며 문화 탐방을 하면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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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수목장에 안치된 반려견의 사진. 2024.06.17 임승범 기자
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수목장에 안치된 반려견의 사진. 2024.06.17 임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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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봉안당에 안치된 반려견 유골함. 봉안당에는 반려동물의 유골함은 물론 살아 생전 반려동물이 좋아했던 음식과 물건 등이 함께 보관되어 있다. 2024.06.17 김종선 기자
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봉안당에 안치된 반려견 유골함. 봉안당에는 반려동물의 유골함은 물론 살아 생전 반려동물이 좋아했던 음식과 물건 등이 함께 보관되어 있다. 2024.06.17 김종선 기자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 인상 깊었던 점은.

“일본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는 사람의 장례 문화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스님이 전체 절차를 주관하고 종교 의식을 해주는 모습도 많이 신기했었고, 사망한 반려동물에 충분한 존중을 표하고 보호자에게 인계받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아직 없을 때였고, 그런 문화를 보면서 ‘강아지가 죽었는데 스님이 와서 이렇게까지 종교 의식을 해줄 수 있나’, ‘이렇게 엄숙할 수 있나’ 등 많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장례 절차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보통 반려동물이 사망을 하게 되면 보호자와 반려가족이 집과 가까운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연락을 한 뒤 장례식장에 도착한다. 도착한 반려동물은 사망 확인을 하게 되고, (장례지도사에 의해) 사람과 동일하게 염습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수의를 입히고 입관한 후에 추모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추모 후 어느 정도 보호자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화장 절차가 진행이 되는데, 보호자가 참관하는 가운데 화장 절차가 진행되고 종료되면 유골 상태까지 확인한다.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 그리고 수습된 유골을 유골함에 보관하는 과정까지가 1차적인 반려동물의 장례 절차의 과정이다. 그렇게 봉안된 유골함을 보호자가 가정으로 데려가는 경우도 있고 또는 해당 장례식장 봉안당이나 수목장에 안치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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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인 강성일 한국반려동물장례연구소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17 임승범 기자
13년차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인 강성일 한국반려동물장례연구소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6.17 임승범 기자
-반려동물 장례 문화, 꼭 필요한가.

“개인적으로는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아직 우리나라 정서에서 ‘100% 동의가 당연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내 자식처럼, 적어도 수년 동안 반려동물과 함께 살았던 가족들에게는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가족들의 마지막을 존중해주는, 그런 관점이 잘 이행된다고 한다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려동물의 장례 문화는 ‘필요하다’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필수’일 수 있다.”

-현재 반려동물의 사후 처리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사망한 반려동물을 조치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총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려질 수 있고, 두 번째는 의료 폐기물과 함께 소각될 수 있다. 세 번째는 국가 정부에서 허가받은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이용해 반려동물의 사후에 대해 조치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외의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우리 집 뒷동산에 매장을 한다거나 또는 선산에 매장하는 방법이다. 사망한 동물이 매장되는 건 (환경법상) 불법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현재 많은 반려동물 장례식장 시설이 생겼기 때문에 내 집과 가까운 장례 시설을 이용해서 장례 절차를 진행해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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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의 추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17 임승범 기자
지난 17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에 위치한 한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반려동물의 추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024.06.17 임승범 기자
-우리나라 반려동물 장례식장 시설이 부족하다고 보는가.

“조금 안타까운 점은 반려동물은 생애 주기가 사람보다 많이 짧다. 통계 자료에 근거하면 2010년도 초반에 반려동물을 양육하기 시작한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많은 수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런 비율을 우리가 예상을 해본다고 한다면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지금보다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민간 반려동물 장례 시설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정부에서도 ‘공공 장례 시설에 대해서 조금 더 확대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 ‘불법 장례식장’이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불법 장례식장에서는 슬퍼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마음을 이용해 과도한 이윤을 창출하고 그 과정에서 보호자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더군다나 자식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들에게 2차적인 상처를 준다는 건 용서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불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으로 인해 올바른 반려동물의 장례 문화 성장이 저해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대한 정부 지자체의 명확한 관리가 앞으로도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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