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땅장사 하냐”…동우대 부지 매각에 속초 ‘부글부글’

“대학이 땅장사 하냐”…동우대 부지 매각에 속초 ‘부글부글’

김정호 기자
김정호 기자
입력 2024-06-25 15:01
수정 2024-06-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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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에 매입한 시유지에 학교 설립
폐교 뒤 매각 예고…예정가 수백억
시민들 “부동산 투기 즉각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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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경동대가 강원 속초 노학동에 위치한 옛 동우대학 부지, 건물 등의 매각을 추진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옛 동우대학 교문. 속초시 제공
학교법인 경동대가 강원 속초 노학동에 위치한 옛 동우대학 부지, 건물 등의 매각을 추진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옛 동우대학 교문. 속초시 제공
학교법인 경동대가 강원 속초 노학동에 소재한 옛 동우대학 부지와 건물 매각을 추진하자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매각 대상 가운데 상당수가 40여년 전 대학 유치에 나선 속초시로부터 헐값에 사들인 시유지이기 때문이다.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다음 달 2일 경동대 양주캠퍼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매각 백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집회에는 비대위와 시민 등 5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김덕용 비대위 상임대표는 “시유지를 헐값에 매입한 뒤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 재산으로 바꿔 수백억원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땅장사를 하고 있다”며 “양심 없는 행위를 중단하고 즉각 매각 공고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앞선 지난달 8일 경동대는 옛 동우대학 부지와 건물 등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등록일은 다음 달 2일이고, 이틀 뒤인 4일 낙찰자가 결정된다. 매각 면적은 부지 30만2390㎡, 건물 4만8574㎡이고, 예정가는 총 855억2659만원이다. 매각 부지 중 60.2%인 18만2280㎡는 1980년 1억 453만원에 매입한 시유지다. 당시 속초시는 대학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뜻을 반영해 경동대 측에 시유지를 팔았다. 김현석 속초시 도시계획팀장은 “학생들이 지역에 유입돼 상권이 살아날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일괄 매각해 학교 측은 손쉽게 대학을 설립할 수 있었다”며 “현재 가격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경동대 측은 1981년 속초경상전문대학을 설립했고, 이후 속초전문대학, 동우전문대학, 동우대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동우대학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2013년 폐교했고, 이후 경동대 설악캠퍼스로 운영되고 있으나 학생들이 재학하는 학과는 없고 사무국 등만 남아 주민들이 기대하는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옛 동우대학 부지, 건물 매각 계획이 알려지자 속초지역 13개 단체는 비대위를 구성해 경동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부동산 투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헐값에 산 동우대 부지를 시민에게 환원하라”며 “매각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시민과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속초시도 최근 옛 동우대학 부지 일원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지역사회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의 대대적인 반대운동에 적극 찬성하며 모든 행정력을 오로지 시민을 위해 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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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옛 동우대학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매각 계획 철회를 경동대에 촉구했다. 비대위 제공
강원 속초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옛 동우대학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매각 계획 철회를 경동대에 촉구했다. 비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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