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동물원은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지난해 5월 영업을 중단한 이후 기니피그 사체와 동물 배설물을 방치한 점 등이 관계 기관 단속으로 드러나 과태료 300만원 처분을 받고 방치됐다.
지하 2층에 위치한 A 동물원은 최소한의 조명이 켜진 채 어두컴컴한 모습을 보였다.
동물원 곳곳에는 철거된 사육장에서 나온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사육장의 더러운 유리창 너머로 아직 떠나지 못한 동물들이 사육장에 남겨져 있었다.
사육장 안에 남겨진 원숭이들은 사람들이 유리창에 다가서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구조된 동물들이 있던 사육장은 배설물과 벌레 등으로 더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이에나가 있던 사육장 내 철제 케이지는 오랜 기간 방치돼 철로 된 바닥이 삭아 있었다.
폐허가 된 동물원의 중심부로 들어가자 백사자 사육장이 보였다.
손때 묻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백사자 암수 한 쌍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으나 사육장 안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백사자 사육장 유리창에는 ‘영남권 최초의 백사자’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2개월 전 부터 이 동물원의 동물들을 돌봐왔다는 전 사육사 A씨는 “따로 불러주는 이름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두 개체의 나이는 8살 정도이며 1살 때 이곳으로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을 좁은 사육장에 갇힌 백사자들은 수의사의 동행 아래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을 시작했다.
네이처파크에 도착한 백사자 수컷은 철제 케이지 안에서 처음 만난 바깥세상을 잔뜩 경계하는 눈초리였다.
마침내 야외 방사장으로 이동한 백사자는 초목에 첫발을 내디딘 뒤 잠시 주춤거리다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음껏 야외 방사장을 휘젓는 백사자는 당황한듯 하면서도 거칠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미리 도착함 암컷 백사자를 만난 수컷 백사자는 야외 방사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적응을 시작했다.
네이처파크의 사자 야외 방사장은 백사자들이 7년간 머물렀던 실내 사육장의 10배 이상 크기인 150평 규모다.
손인제 네이처파크 사육팀장은 “기존에 있던 사자 1마리와 이번에 새로 온 2마리를 교차 방사 방식으로 서로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며 “백사자 두 마리가 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육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처파크는 A 동물원에서 280여마리의 동물을 구조해 사육 중이다.
A 동물원에 남은 원숭이 17마리 등은 사육시설 지정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동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