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 달린 하프마라톤…1만여명 참가한 축제 한마당

한강 위 달린 하프마라톤…1만여명 참가한 축제 한마당

김중래 기자
입력 2024-05-18 12:19
수정 2024-05-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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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가양대교 달리는 코스에 참가자들 “색다른 경험”
격투기 선수 김동현 등 ‘피지컬100 시즌2’ 출연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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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가양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가양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18일 오전 8시,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은 1만명이 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달 들어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등 주말과 휴일이면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이날만큼은 유독 화창한 날씨와 함께 적당한 기온을 보였다. 오전 8시 30분쯤 출발선에 모인 참가자들은 하프, 10㎞, 5㎞ 코스 순서로 출발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대회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배동성씨의 카운트다운을 따라 외치는 참가자들의 얼굴엔 설렘과 기대감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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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가양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가양대교 위를 달리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이날 대회에는 마라톤 애호가들이 궁금해하던 인물도 얼굴을 내비쳤다.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전 선수는 대회장을 찾아 참가자들에 응원을 건넸다. 이 전 선수는 “마라톤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많은 참가자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며 “무엇보다도 건강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마라톤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마라톤을 마친 후 길게 줄을 서 이 전 선수와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유독 가족, 20·30세대, 직장인들의 참가가 많았다. 아이와 함께 끝까지 완주한 40대 아빠, 운영하는 카페를 하루 쉬고 직원들과 함께 대회에 나온 사장님, 대학생 등 일반인 참가자는 물론 격투기 선수 김동현씨를 포함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100 시즌2’ 출연진 등 유명인들도 눈에 띄었다.

부모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김태경(10)양은 “친구들에게 마라톤을 나간다고 했더니 다들 대단하다고 응원해줬다”며 “완주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의 아버지 김성수(46)씨는 “혼자서 뛰는 것보다 가족 모두가 함께 뛰고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다같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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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완주 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완주 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송병근(39)씨와 장혜수(32)씨 부부는 한 살, 두 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10㎞ 코스를 달렸다. 송씨는 “아내와 함께 마라톤을 뛰려는데 아이들을 맡길 곳을 생각하다 그냥 ‘같이 뛰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친구 4명과 함께 참가한 유치원생 최수현(7)군은 5㎞ 코스를 완주했다. 최군은 “내년에는 체력을 더 키워서 기록을 줄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족 단위뿐 아니라 마라톤 동호인들의 참가도 많았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사내 마라톤 동호회 ‘SAMOO’에서는 150여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선생님과 교직원이 모인 ‘교직원마라톤클럽’ 소속 동호회도 40여명이 참가했고, 대검찰청(31명), 한국여성기술사회(19명), 국가유산청(24명) 소속 마라톤 동호회에서도 대규모로 대회에 참가했다.

건국대 러닝크루 ‘RIKU(라이쿠)’는 출발 전 대회장 한쪽에 모여 “열정, 열정, 열정”을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다른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쟁보다는 단합을 목표로 “즐기러 왔다”고 말한 대학생 76명 사이에는 유학을 온 금발의 외국인들도 있었다. 호주인 샘 파킨슨(24)은 “마라톤 대회 하프 코스를 뛰는데 1시간 25분에 들어오는 게 목표”라며 “너무 신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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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완주 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양대교 인근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완주 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4.5.18 오장환 기자
올해 최고령 참가자는 지난해 대회와 마찬가지로 신홍철(88)씨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5㎞ 코스를 완주한 신씨는 “기록은 매년 느려지고 있지만 마라톤을 뛰고 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찬다”며 “나를 보며 희망을 얻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내년에도 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하프, 10㎞ 코스는 상암동 일대를 지나 한강을 건너는 코스로, 지난해 대회와 달리 코스가 일부 변경됐다. 평소 차량으로 붐비던 가양대교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고, 참가자들은 한강 위를 달리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기념 촬영 행렬을 이어갔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대회사에서 “아름다운 봄날을 맞아 오늘의 자리가 가족과 친지, 동료분들과 함께하는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축사에서 “가족들과 즐기는 건강한 서울, 건강 도시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두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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