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아이에 피자라도…적은 돈이라 미안합니다”

“어려운 아이에 피자라도…적은 돈이라 미안합니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4-05-06 15:06
수정 2024-05-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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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기부자, 부산 덕천지구대에 과자상자
과자·옷·현금 등 “폐지 판 돈으로 마련”
작년에도 화재 피해 소방관 등에 성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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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폐지팔아 산 과자박스 두고 사라진 세아이 아빠
어린이날 연휴 폐지팔아 산 과자박스 두고 사라진 세아이 아빠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6일 오전 11시 10분께 부산의 경찰서 지구대에 한 남성이 두고 간 박스와 편지봉투. 자신을 세 아이 아빠라고 소개한 편지 작성자는 “첫째가 장애 3급,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폐지 팔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옷이랑 과자 현금 얼마 안 되지만 최대한 모은다고 한 달 동안 땀 흘리며 노력했는데 능력이 여기까지라 옷 사고 과자 사고하니 현금은 3만원정도밖에 못 담았다”고 적었다. 2024.5.6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제공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6일 부산의 한 경찰서 지구대에 정성 가득한 선물이 도착했다. 선물을 두고 간 이는 지난해에도 이곳을 찾았던 익명의 기부자였다.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한 남성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지구대를 찾아왔다. 그는 경찰관이 다가오자 상자를 바닥에 두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휴일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는 편지와 함께 옷, 과자, 라면과 함께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지폐 30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 봉투에는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되었음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첫째가 장애 3급이고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폐지를 팔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옷이랑 과자, 현금(을 마련했다). 얼마 안 되지만 최대한 모은다고 한 달 동안 땀 흘리며 노력했는데 능력이 여기까지라 옷 사고 과자 사고 하니 현금은 3만원 정도밖에 못 담았다”고 적었다.

이어 “적은 금액이지만 받아주시고 많이 못 해 미안하다”면서 “어린이날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돼 피자라도 사 먹었으면 한다”고 편지를 마쳤다.

정학섭 덕천지구대 팀장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상자를 두고 간 남성은 지난해 10월 덕천지구대에 폐지 판 돈을 두고 간 사람과 같은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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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2023년 10월 2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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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2023년 10월 2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당시 기부자는 전달 부산 동구의 한 목욕탕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달라며 폐지를 팔아 모은 돈 4만 5000원을 덕천지구대에 두고 갔다. 그때도 이 기부자는 첫째가 장애 3급이고 수급자 가정의 가장이라고 소개했고, “적은 금액이라 너무나 죄송하다”라고 편지에 적었다.

정 팀장은 “이분이 주민센터에 상자를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휴일이라 지구대로 가져온 것 같다”면서 “천사 같은 마음에 휴일 일하는 직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덕천지구대는 기부자가 전한 과자상자가 어려운 아동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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