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스템 박살내자…아비규환될 것” 의사커뮤니티 글 또 올렸다

“의료시스템 박살내자…아비규환될 것” 의사커뮤니티 글 또 올렸다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3-22 09:26
수정 2024-03-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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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면서 시작된 의료대란이 어느덧 한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만난 김미영(가명)씨와 가족들이 입원할 병원을 수소문하고 있는 모습. 김씨는 말기 암 환자였지만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정된 입원이 거부당했고 9일 후인 이달 9일 숨졌다. 김중래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면서 시작된 의료대란이 어느덧 한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로비에서 만난 김미영(가명)씨와 가족들이 입원할 병원을 수소문하고 있는 모습. 김씨는 말기 암 환자였지만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정된 입원이 거부당했고 9일 후인 이달 9일 숨졌다. 김중래 기자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정부와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의사들이 쓰는 커뮤니티에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박살 내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정부가 법적 조치에 나섰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사 커뮤니케이션 앱 ‘메디스태프’에 전날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글 작성자는 “답은 간단하다. 그냥 누우면 된다. 총선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 누워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비가역적인 막대한 손상을 입혀야 한다”며 “저희가 근본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적었다. 이어 “최루탄을 던지거나 죽창을 들지 않아도 된다. 그냥 눕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어렵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냥 계속 드러누워서 ‘빅5’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줘야 하고 많은 지방 사립 병원들을 파산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나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작성자는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기형적인 시스템, 언젠가 무너졌을 시스템이니 지금 박살 내서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 의학도로서 지녀야 할 책임”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해당 커뮤니티에는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으로 “병원 자료를 삭제하고 로그인을 할 수 없도록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메디스태프 본사를 두 차례 압수수색하고 지난 7일에는 해당 게시글 작성자를 특정해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커뮤니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직원 1명은 자료 등을 숨기려 한 혐의로 출국 금지된 상태다.

이 밖에도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복귀를 설득한 교수 이름과 사진이 담긴 글이 게시된 데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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