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타병원 등록시 처벌, 전공의 사직 불가” 입장에 의협 “맘대로 법 해석”(종합)

정부 “타병원 등록시 처벌, 전공의 사직 불가” 입장에 의협 “맘대로 법 해석”(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3-15 18:04
수정 2024-03-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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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의협 언론홍보위원장 정례 브리핑서 주장

사직 전공의 10명, 다른 의료기관 등록
“다년 계약 전공의라도 1년 지나면
사직서 내고 근로계약 해지 가능”
“필수의료 소청과, 의약분업 제외해야”

정부 “약정 근로계약, 민법 적용 안 받아”
“사직 전공의, 의사 업무할 수 없는 상태”
“비정상 진료, 의료법 위반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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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정례 브리핑
의협 비대위 정례 브리핑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비대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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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대학병원 속 깨끗하게 세탁된 가운
어수선한 대학병원 속 깨끗하게 세탁된 가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임박한 15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관계자가 세탁된 가운 옆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3.15 연합뉴스
의대정원 증대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진료유지명령’이 유효하며 사직과 겸직은 불가능하다고 처벌 경고에 나선 정부의 설명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교묘하게 왜곡한 사실로, 정부가 마음대로 법을 해석해서 적용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현재 집단 사직서를 내 전공의 10명이 다른 병원에 등록한 것과 관련, “의사로서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의협 “부당 압력 전공의에 법률 지원”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5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황당한 법 적용으로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폭력을 중단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의협 등 의료계에서는 민법 제660조를 근거로 ‘(전공의가)사직서를 제출하면 한 달 후 효력이 발휘돼 자동으로 사직 처리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법 제660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공의들은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했기 때문에 민법의 관련 조항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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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 브리핑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 브리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 별관에서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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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조금만 기다려줘’
‘아가야 조금만 기다려줘’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되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시내의 한 병원을 찾은 한 가족이 접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4.3.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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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만 남은 의과대학 열람실
가운만 남은 의과대학 열람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고 있는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열람실의 불이 꺼져 있다.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 집단 휴학과 관련해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이날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2024.3.15 연합뉴스
민법 제660조는 ‘약정이 없는 근로계약’을 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4년 기준인 ‘다년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하는 전공의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협은 이러한 복지부 설명은 사실이 아니라며 “계약 형태는 병원별로 다르고, 상당수 병원의 경우 4년 단위 약정 대신 1년 단위로 전공의와 재계약해 계약을 갱신하는 형태”라고 반박했다.

또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1년을 초과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해도 근로자는 1년이 경과한 후에는 언제든지 당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면서 “다년 계약을 맺은 전공의라 하더라도 1년이 지나면 사직서를 내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 출범 당시부터 밝힌 대로, 이번 사태로 인해 부당한 압력이나 처분을 받는 전공의 등 회원들에 권익 보호 차원에서 법률적·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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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2.20. 도준석 전문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2.20. 도준석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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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5 연합뉴스
중대본 “‘정부 정책 반대’ 집단 진료 거부
‘부득이한 사유’ 해당 안 돼 처벌 대상”
앞서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정례 브리핑에서 사직서를 내고 의료현장을 떠난 뒤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에게 처벌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전 통제관은 “현재 모든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이고, 명령이 유효하므로 모든 전공의는 진료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면서 “전공의 수련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므로 계약 관계에 따르더라도 전공의 사직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직서 제출 관련해서는 의료법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빨리 수련기관으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정부 정책에 반대한 집단 진료 거부는 (민법에서 계약 해지로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 관계자분들께서는 기존의 유효한 행정명령 등을 검토하지 않고, 전공의의 일방적 주장에 따른 사직 처리가 되지 않도록 유의하시길 바란다”며 각 의료기관에 해당 사안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직 처리가 안 된 전공의는 ‘전문의수련규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수련병원 외 다른 의료기관에 근무하거나 겸직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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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전공의 전용공간
텅 빈 전공의 전용공간 정부가 서울대 의대 교수회의 집단사직 결정에 우려를 표명하며 교수들의 진료유지 명령 검토 뜻을 밝힌 1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 모습. 2024.3.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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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5 연합뉴스
하지만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10명 이내의 전공의가 다른 의료기관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통제관은 “전공의가 다른 의료기관에 중복으로 인력 신고된 사례가 파악됐다”면서 “이 경우 수련병원장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명령 때문에) 사직 전공의들은 의사로서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그런데도 다른 기관에서 의료행위를 한다는 건 정상적이지 않고, 의료법 위반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면허 정지) 행정 처분이 이뤄지더라도 (정지) 기간이 지나고 나면 전공의 신분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수련병원에 복귀해 수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전공의 대신 투입된 공보의
소속 의사 동일하게 법적 보호”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생긴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달 11일부터 의료기관 20곳에 파견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에 대한 법적 보호에도 나섰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공보의 등이) 진료 중에 발생하는 법률적인 문제는 파견 기관이 소속 의사와 동일하게 보호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보험에 가입한 의료기관에서는 공보의도 가입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보험료 추가분은 정부가 지원한다.

의협 “소청과는 의약분업 예외해주면
가장 확실히 살려… 약국도 안 좋아해”
한편 의협은 정부가 이날 발표한 소아 진료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재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소아 병·의원의 심야 진찰료 가산율을 200%로 올리는 개선책 등은 이미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내용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소아청소년과에 한해 의약분업 조항을 예외로 해주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소청과 살리기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청과 약 중에는 시럽 형태도 많고 소분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이런 세세한 부분들 때문에 약국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의료의 중요한 축인 만큼 의약분업에서 예외로 해 주는 게 최선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 진료는 언제쯤…’
‘우리 아이 진료는 언제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파업을 시작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실을 가득 메운 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6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줄사표를 냈다.
도준석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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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응급실 비상진료체계 가동
제주대병원 응급실 비상진료체계 가동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수련의의 사직서 제출이 전국적으로 줄을 잇는 가운데 20일 오전 제주대병원 응급실 입구에 인력부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가동을 알리는 안내문이 전광판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제주대병원에서는 전날 전공의와 수련의 95명 중 7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이날 무단결근했다. 2024.2.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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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손에 든 의료진
가운 손에 든 의료진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가운을 손에 들고 이동하고 있다.
‘빅5’ 병원을 비롯한 전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이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병원 이탈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4.2.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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