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전 자료 지우세요” 글 작성자는 의대생이었다

“전공의 사직 전 자료 지우세요” 글 작성자는 의대생이었다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3-07 11:37
수정 2024-03-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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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 전 자료 지우세요”. SNS 캡처
“전공의 사직 전 자료 지우세요”. SNS 캡처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병원 자료를 모두 삭제하라’는 지침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용의자는 현직 의대생으로 밝혀졌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19일 의사와 의대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중요]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작성자를 특정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오세요”, “세트 오더도 다 이상하게 바꿔버리고 나오세요. 삭제 시 복구할 수 있는 병원도 있다고 하니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습니다”, “EMR 비밀번호도 PA(진료 보조·Physician Assistant)가 로그인하지 못하도록 다 바꾸세요”, “시간이 없으면 삭제만”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를 두고 ‘PA 등 간호사들이 병원을 나온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을 일부러 채우지 못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온라인에서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이 신고했고, 곧바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2일 메디스태프 운영 업체 본사를 6시간 동안 압수 수색을 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서버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문제가 된 게시글의 작성자 IP 주소를 추적해 작성자인 의대생을 특정했다.

경찰은 이 사이트에 올라온 전공의 집단행동 지침 게시글이 병원의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작성자에게 의료법 위반 및 업무방해 교사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청은 지난 21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이들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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