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온 영하권 예보… 빙판 조심
대중교통 승객 몰리면서 북새통지하철 10분 이상 지연에 대혼란
미끄러진 차량 막다 사망 사고도
눈 무게에 꺾여 버린 나무… 남산 ‘길막’
밤사이 서울·강원 등의 지역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22일 서울 남산에서 서울시와 구청 관계자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도준석 전문기자
전날 밤부터 내린 눈이 쌓이면서 출퇴근길 혼란이 이어진 22일 서울 성동구에서 경기 과천으로 출퇴근하는 서정민(36)씨는 평소와 달리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퇴근하던 시민들은 쌓인 눈이 미처 녹지 않은 골목길과 이면도로, 강하게 부는 바람에 조심스럽게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퇴근길 혼란을 우려해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이들도 있었다. 안모(30)씨는 “내일 출근길도 이렇게 엉망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효정(27)씨도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이 온통 눈투성이라 신발과 양말 모조리 젖었다”며 “퇴근할 때도 출근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철에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누적 적설량 13.8㎝를 기록한 서울 등 중부지방은 이날 오전부터 눈이 점차 그쳐 대설특보가 해제됐다. 도로에 쌓인 눈은 대부분 녹았지만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23일에도 출근길 혼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영하 2도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하면서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으면 이면도로와 경사진 도로 등은 위험할 수 있다. 23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3도, 낮 최고기온은 1도에서 9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특히 교량과 고가도로, 터널 출입구 등 살얼음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출근길에는 지하철 2·5·7호선이 지연 운행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5호선 고덕기지 지상 구간에 눈이 쌓여 얼어붙으면서 열차 출고가 지연됐고, 첫차부터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2호선 역시 일부 지상 구간의 선로전환기에 장애가 발생해 열차가 20~25분 지연됐다. 7호선은 승차장 안전문 장애로 상행선 10분, 하행선 25분 정도 운행이 늦어졌다. 여기에 폭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혼잡이 빚어졌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택가에서는 경사로에서 미끄러지는 자신의 차량을 몸으로 막으려던 30대 남성이 차에 깔려 숨졌고, 오전 5시쯤 경기 부천에서는 눈을 치우던 8t 제설차가 미끄러져 전복됐다.
2024-02-23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