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부모, 부자 부모’ 자녀 결혼가능성 3배 차이

‘가난한 부모, 부자 부모’ 자녀 결혼가능성 3배 차이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1-02-20 10:00
업데이트 2021-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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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에도 결혼을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예비 부부들의 고민이 깊다. 서울신문 DB
코로나 19에도 결혼을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예비 부부들의 고민이 깊다. 서울신문 DB
부모의 소득이 많을수록 자녀의 결혼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부모의 사회경제적 자원이 자녀의 결혼 이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가구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경우 미혼남성(아들)이 49세까지 초혼을 경험할 가능성은 31%로 조사됐다. 반면 2분위는 48%, 3분위는 67%, 4분위는 8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가구소득이 많을수록 결혼 가능성 또한 커졌다.

특히 중위소득 이하인 1분위와 2분위 가구에 속한 남성의 결혼 가능성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반면, 3분위와 4분위의 결혼 가능성은 매우 높게 나타나 부모의 경제력이 미혼 남성의 결혼 가능성과 결혼 시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1998~2016년 한국노동패널 병합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여성의 경우 가구소득이 1분위일 경우 27세까지 초혼을 경험할 가능성은 10%, 2분위는 23%, 3분위는 22%, 4분위는 25%로 나타났다. 1분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비슷한 결혼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30대 초중반까지 이어져 최종적으로 여성이 49세까지 결혼을 할 가능성은 1분위 34%, 2분위는 51%, 3분위는 58%, 4분위는 75%로 조사됐다. 가구소득별로 혼인률에 차이를 보이긴 하나, 남성보다는 덜하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결혼에 미치는 영향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크게 나타난 것은 한국사회 결혼문화에 존재하는 결혼비용의 성별 격차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원이 2019년에 발표한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를 보면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을 대상으로 ‘결혼 시 부모님으로 주택비용 및 상속 기대’ 여부를 알아본 결과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은 남성 23.1%, 여성 17.7%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당시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주거 마련에 여전히 부담을 더 많이 느끼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연구를 수행한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오지혜 연구원은 “결국 이 같은 결혼비용의 성별 불균형은 남성이 부모의 금전적 지원에 더욱 의존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됐고, 이러한 지원조차 기대할 수 없는 남성들의 결혼 가능성은 더욱 감소하는 가구소득별 결혼 가능성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성인 자녀들의 지나친 의존은 부모·자녀 간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 등 인구학적 행위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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