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마스크… 당신에게 양보합니다

배려의 마스크… 당신에게 양보합니다

이두걸 기자
이두걸,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3-08 23:12
업데이트 2020-03-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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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 현상 속 뜨거운 마스크 나누기

취약 계층·의료진에 우선 공급 목소리
구매 자제·면마스크 재사용 운동 확산
丁총리 “공직사회 면마스크 사용 앞장”
“약자 먼저 구매하도록 시민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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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이자 희귀품이 돼 버렸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자락 백사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빨아 쓴 듯한 마스크 두 장이 일광소독을 하기 위해 걸려 있다. 얼마나 반복해 썼는지 까만 때가 끼고 모양도 쭈글쭈글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마스크는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이자 희귀품이 돼 버렸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자락 백사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빨아 쓴 듯한 마스크 두 장이 일광소독을 하기 위해 걸려 있다. 얼마나 반복해 썼는지 까만 때가 끼고 모양도 쭈글쭈글하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불안감과 엉터리 지침이 만든 마스크 대란은 절대 배급제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마스크 오남용을 막으려면 시민 실천운동이 필요합니다.”(장재연 아주대 의대 교수 페이스북)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여력이 있다면 마스크 구매를 자제하자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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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남 남해군 직원들이 면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페이스북
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남 남해군 직원들이 면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페이스북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선 ‘#마스크 안 사기 운동 동참, #마스크 만들기’ 등의 해시태그가 이어지고 있다. ‘몸이 건강하거나 충분히 마스크가 있으면 노약자나 의료진 등을 위해 마스크를 사지 말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다. 50대 주부 최모씨는 손수 만든 면마스크 사진을 올리고 “사지 않고 빨아 쓸 생각으로 마스크 리폼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료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페이스북에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면 줄을 서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불편은 다소 개선될 것”이라면서 “‘나는 괜찮아요. 당신 먼저’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드린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지난 5일 마스크 대책 발표 때도 해당 운동을 제안했다. 대한약사회도 이날 “‘나는 오케이, 당신 먼저’ 캠페인에 동참하자”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문제가 해소되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새 지침은 위험성이 낮은 곳에선 면마스크 사용도 권장한다. 공직사회가 먼저 면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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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빨아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빨아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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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빨아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빨아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쓰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면마스크 사용 독려 등에 나선 건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해도 줄서기가 사라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 5200만명이 주당 7000만장 생산되는 마스크를 공평하게 나눠 쓰려면 일주일에 1인당 1장을 보급하기도 빠듯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5부제를 시행해도 수급과 수요의 불일치는 당장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데 모든 사람이 몰리면 모자랄 수밖에 없다”면서 “사회적 약자와 봉사자 등을 포함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국민이 먼저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시민들이 스스로 양보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3-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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