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사령관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 달겠다”…국립현충원 안장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마린온 헬기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리고 있다. 2018.7.23연합뉴스
순직 장병은 고 김정일 대령, 고 노동환 중령, 고 김진화 상사, 고 김세영 중사, 고 박재우 병장이다.
이들 5명은 지난 17일 포항공항에서 상륙기동헬기 정비를 마치고 정비 상태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을 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했다.
함께 탄 김모 상사는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 친지, 송영무 국방부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군 주요 지휘관, 육·해·공군 장병과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영현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영현 운구 등 순서로 이어졌다.
유해 입장 때부터 도솔관 로비는 유족의 울음바다가 됐다.
장의위원장인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조사를 낭독하기 전 순직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전우를 잃은 해병대 전 장병의 애통함을 담아 애도했다.
그는 조사에서 “전우를 지켜주지 못한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전우를 잃었다는 자책으로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해병대에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해병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순직 장병의 희생을 기렸다.
순직한 장병 동기들은 추도사마다 울음을 터뜨리거나 흐느끼며 제대로 말을 잊지 못했다.
고 김정일 대령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이승훈 중령은 “허망하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애통함이 밀려온다”고 했고 고 노동환 중령 사관후보생 동기인 김성준 소령은 “너의 희생정신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 김진화 상사 부사관 임관 동기인 김기상 중사는 “교육 기간에 함께 한 동기를 못 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고 고 김세영 중사 부사관 임관 동기인 지동구 하사도 “항공대에 들어간 기쁨이 안타까움이 됐다”고 흐느꼈다.
고 박재우 병장 입대 동기이자 같은 항공대에 근무하는 정의재 상병은 “치솟는 연기를 보고 활주로로 달려가면서 머리 속으로 부정했지만 불길에 휩싸인 동체를 봤다”며 “신이 능력을 시샘한 것 같다”고 눈물을 지었다.
추모영상을 보며 유족뿐만 아니라 영결식에 참석한 많은 장병이 눈물을 흘리며 애통함을 나타냈다.
순직 장병들의 영현은 고인들의 해병대 정신이 깃들고 꿈을 키웠던 항공대 등 주둔지를 돌아본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옮겨져 오후 6시 30분께 안장된다.
순직 장병들이 가는 마지막 길에는 사단 장병들이 도열해 동료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경례로 배웅했다.
해병대 부사령관 주관으로 열리는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친지, 해병대 장병 등 300여명이 참석해 헌화·분향, 하관, 조총발사,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계급 진급을 추서했다.
해병대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또 순직 장병을 기억하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이날 오전 영결식장에 도착했으나 유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현장에서 쫓겨났다.
한 유족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에도 참으로 일찍도 조문객을 보낸다”고 따졌고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에선 조문하러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한 명도 안 와보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