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해병대 헬기추락 순직장병 5명 눈물의 영결식

‘잊지 않겠습니다’ 해병대 헬기추락 순직장병 5명 눈물의 영결식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7-23 09:37
수정 2018-07-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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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령관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 달겠다”…국립현충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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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마린온 헬기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리고 있다. 2018.7.23연합뉴스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마린온 헬기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으로 열리고 있다. 2018.7.23연합뉴스
해병대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23일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해병대장(葬)으로 엄숙하게 열렸다.

순직 장병은 고 김정일 대령, 고 노동환 중령, 고 김진화 상사, 고 김세영 중사, 고 박재우 병장이다.

이들 5명은 지난 17일 포항공항에서 상륙기동헬기 정비를 마치고 정비 상태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을 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했다.

함께 탄 김모 상사는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 친지, 송영무 국방부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군 주요 지휘관, 육·해·공군 장병과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영현 입장, 고인에 대한 경례,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영현 운구 등 순서로 이어졌다.

유해 입장 때부터 도솔관 로비는 유족의 울음바다가 됐다.

장의위원장인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조사를 낭독하기 전 순직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전우를 잃은 해병대 전 장병의 애통함을 담아 애도했다.

그는 조사에서 “전우를 지켜주지 못한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전우를 잃었다는 자책으로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해병대에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해병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순직 장병의 희생을 기렸다.

순직한 장병 동기들은 추도사마다 울음을 터뜨리거나 흐느끼며 제대로 말을 잊지 못했다.

고 김정일 대령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이승훈 중령은 “허망하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애통함이 밀려온다”고 했고 고 노동환 중령 사관후보생 동기인 김성준 소령은 “너의 희생정신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 김진화 상사 부사관 임관 동기인 김기상 중사는 “교육 기간에 함께 한 동기를 못 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고 고 김세영 중사 부사관 임관 동기인 지동구 하사도 “항공대에 들어간 기쁨이 안타까움이 됐다”고 흐느꼈다.

고 박재우 병장 입대 동기이자 같은 항공대에 근무하는 정의재 상병은 “치솟는 연기를 보고 활주로로 달려가면서 머리 속으로 부정했지만 불길에 휩싸인 동체를 봤다”며 “신이 능력을 시샘한 것 같다”고 눈물을 지었다.

추모영상을 보며 유족뿐만 아니라 영결식에 참석한 많은 장병이 눈물을 흘리며 애통함을 나타냈다.

순직 장병들의 영현은 고인들의 해병대 정신이 깃들고 꿈을 키웠던 항공대 등 주둔지를 돌아본 뒤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옮겨져 오후 6시 30분께 안장된다.

순직 장병들이 가는 마지막 길에는 사단 장병들이 도열해 동료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춘 경례로 배웅했다.

해병대 부사령관 주관으로 열리는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친지, 해병대 장병 등 300여명이 참석해 헌화·분향, 하관, 조총발사, 묵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순직 장병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계급 진급을 추서했다.

해병대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또 순직 장병을 기억하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하기로 했다.

한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이날 오전 영결식장에 도착했으나 유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현장에서 쫓겨났다.

한 유족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에도 참으로 일찍도 조문객을 보낸다”고 따졌고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에선 조문하러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한 명도 안 와보느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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