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소통과 협치 정신에 배치” vs 시민단체 “보수세력과 타협해 형식적 안정 꾀하나”
‘홍준표 채무제로 표지석’ 철거 문제를 놓고 김경수 지사가 취임한 경남도와 지역 시민단체 간 갈등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파묻힌 뒤 복구된 채무제로 표지석
29일 오후 경남도청 앞에 시민단체가 파묻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채무제로 달성 기념 표지석이 원상 복구됐다. 지난 28일 시민단체가 표지석을 땅에 묻는 모습(왼쪽)과 29일 다시 복구된 모습(오른쪽). 2018.6.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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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 경남운동본부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김경수 당선인의 인수위 대변인 명의로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채무제로 표지석 훼손 유감’이라는 논평을 낸 데 대해 “참으로 황망하고 어처구니없는 말이다”고 밝혔다.
당시 인수위 명희진 대변인은 “시민단체가 도청 공무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공공기물인 표지석을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은 소통과 협치라는 김 당선인의 소신과도 배치되는 행위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경남운동본부는 “이 논평을 보며 미온적 개혁과 타협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소통과 협치를 이야기하며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지지하는 보수정치인의 비위 맞추기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시민단체를 견제하고 보수세력과 적당한 타협으로 형식적 안정을 꾀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은 시대의 요구이고 국민의 바람이다”며 “우리는 소통을 거부한 적이 없고, 김 지사 측에서 한 번도 (채무제로 표지석 철거와 관련해) 의견을 물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를 상대로 홍 전 지사 적폐청산 방안, 소통과 협치는 누구와 할 것인지를 질의하고 채무제로 기념 표지석 철거를 위한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달 27일 채무제로를 기념해 심었던 나무가 고사했다며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했으나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남도지사 홍준표’라는 글귀가 새겨진 가로 90㎝, 세로 60㎝ 크기의 표지석은 그대로 뒀다.
그러자 경남운동본부는 다음날인 28일 도청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이 표지석을 땅에 파묻어버렸다.
경남도는 하루 뒤인 29일 예산을 들인 공용물이란 이유로 이 표지석을 원상복구했고, 김경수 인수위 대변인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소통과 협치 정신에 배치된다는 논평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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