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못맞춰 운항 지연·쿠폰 지급…배상 등 압박에 극단적 선택한 듯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서울신문 DB
이날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국제선 7편이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16편은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운항했다. 기내식 부족 사태가 시작된 전날에는 국제선 80편 중 53편이 1시간 이상 늦게 이륙했고, 38편에 기내식이 실리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기내식을 모두 실어 내보내고 있지만, 일본·중국 등 근거리 노선 일부에는 기내식을 탑재하지 못한 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30∼50달러 상당 쿠폰(TVC)을 지급했다.
기내식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기내식 납품을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받기로 계약했지만, 공장 화재로 3개월간 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에서 받기로 한 상황이다. 그러나 샤프도앤코는 하루 약 3000식 공급만 가능해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의 주문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외주업체를 통해서도 기내식을 공급받아 납품하기 때문에 일단 수량을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대량 공급이 처음이라 포장, 배송 등 과정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중 한 곳인 A업체 대표가 이날 인천 시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표가 기내식을 제대로 싣지 못해 일부 항공편이 그냥 출발하는 등 문제가 되자 배상 등 압박이 커진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8-07-0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