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졸린 흔적이어 수면제 성분 검출…베일벗는 여중생 살해 사건

목졸린 흔적이어 수면제 성분 검출…베일벗는 여중생 살해 사건

입력 2017-10-10 15:52
업데이트 2017-10-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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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진술 더해져 ‘어금니 아빠’ 혐의 드러나는 중

의혹이 꼬리를 물던 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피해 여중생의 시신 부검 결과와 유력 피의자인 ‘어금니 아빠’ 이모(35)씨 딸(14)의 진술을 통해서다.

10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피해 여중생 시신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

앞서 경찰은 전날 이씨 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아빠가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집으로 오라고 했다”, “아빠가 나가 있으라 해서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와 보니 친구가 죽어 있었다” 등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러한 국과수 부검 결과와 이씨 딸 진술, 그동안 경찰이 확보한 이씨 부녀의 행적 등을 종합하면 이번 사건의 전말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발생했다. 이씨 딸이 초등학교 동창인 A양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같이 놀자’며 연락해 당일 정오께 중랑구 망우동 집으로 A양과 함께 들어갔다.

이어 이씨 딸은 오후 1시께 집을 나왔다가 오후 8시께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씨 딸이 “집에 돌아와 보니 친구가 죽어 있었다”는 진술을 한 점을 미뤄 경찰은 이씨 딸이 집을 나갔다 돌아온 사이 이씨가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의 딸에게 친구를 부르게 한 것이나 딸이 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온 뒤 딸만 밖에 나가 있으라 한 것 등에서 볼 때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딸이 외출한 사이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국과수가 A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끈과 같은 도구로 목이 졸려 숨진 흔적, 즉 타살 정황이 발견된 바 있다.

특히 A양 시신의 혈액에서 수면제 성분이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이씨가 A양을 살해하기 전에 수면제를 먹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A양 시신 부검에서 신체의 다른 부위에 생긴 외상 등 별다른 저항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도 수면제에 취해 있던 상황이었다면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처럼 범행이 어떤 식으로 저질러졌는지 조금씩 의혹의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가운데 이씨가 왜 딸의 친구를 상대로 이런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은 범행 동기 규명과 이씨의 정신적·심리적 장애 여부를 따져보고자 프로파일러를 조사 과정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이씨의 성도착증 의혹과 이에 따른 성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지적 정신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는 점도 확인하고 그가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가릴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짜 정신장애가 맞는지, 정신장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검에서 A양 시신에서는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범죄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피해 여중생은 지난 6일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옷을 걸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이씨를 세 번째로 불러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검거 당시 딸과 함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아직 심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인 이씨는 시체 유기 혐의는 인정하지만, 여전히 살인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뿐 아니라 딸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며 이씨의 살인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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