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안 돼… 10쌍 중 3쌍만 맞벌이

일·가정 양립 안 돼… 10쌍 중 3쌍만 맞벌이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7-07-03 22:34
수정 2017-07-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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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절반인 29.4% 맞벌이

남성 가사분담률 낮은 나라들 외벌이 비율 높고 장시간 근무

만 14세 이하 자녀를 둔 우리나라 부부 10쌍 가운데 3쌍만 맞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과 낮은 가사분담률로 외국보다 맞벌이 비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3일 고용부의 분석에 따르면 만 14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맞벌이 비율은 29.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8.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4년 기준으로 OECD 통계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비교한 결과다.

우리나라 맞벌이 비율이 낮은 이유로는 남성의 가사 분담이 적고, 만성화된 장시간 근로가 꼽혔다. 일과 가정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요인이 크기 때문에 맞벌이를 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사분담률(남녀 총 가사노동시간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6.5%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통계가 산출되는 OECD 회원국 26개국 평균 가사분담률은 33.6%로 집계됐다. 가사노동시간으로 보면 남성이 하루 평균 45분에 그치는 반면 여성은 227분에 달했다. OECD 평균인 138분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고, 일본(62분)보다 낮다. 가사분담률이 낮은 멕시코(23.2%)의 경우에도 맞벌이 비율은 20.8%에 그쳤으며, 터키(23.6%), 이탈리아(24.8%) 등 국가도 맞벌이 비율이 30%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노동자 비율은 전체의 23.1%에 달해 OECD 평균(13.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자 비중이 높은 터키(39.3%), 멕시코(28.3%)는 맞벌이 비율이 낮았다.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외벌이를 하는 경우도 전체의 46.5%에 달했고, 양쪽 모두 전일제로 근무하는 경우는 20.6%에 그쳤다. OECD 회원국 평균으로 보면 모두 전일제로 근무하는 경우가 41.9%였고, 외벌이는 30.8%였다. 자녀들이 크면서 전일제 맞벌이가 크게 늘어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증가율이 소폭에 그쳤다. OECD 평균 전일제 맞벌이 비율은 자녀가 0~2세인 경우 34.4%에서 자녀가 6~14세인 경우 47.6%로 13.2% 포인트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시기 19.6%에서 25.7%로 6.1% 포인트 증가했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정책관은 “근무 환경이 여성 친화적이지 않다 보니 OECD 국가와 달리 맞벌이보다는 남성 외벌이 비중이 높다”며 “일하는 엄마가 늘어나려면 아빠의 적극적인 가사 참여가 필요하고 장시간 근무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7-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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