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고생대 희귀 화석 20여점 도굴…경찰수사 ‘답보’

영월 고생대 희귀 화석 20여점 도굴…경찰수사 ‘답보’

입력 2015-07-11 13:49
업데이트 2015-07-11 13: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행정 당국 관리 ‘사각’…15∼20㎝ 직사각형 형태로 훼손

강원 영월군 석회암 지대에 있는 고생대층 희귀 화석 도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2개월째 답보상태다.

영월경찰서는 “’오만동 화석 산출지’에서 고생대 화석 20여점이 도굴됐다는 신고가 지난 5월 접수돼 수사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영월군 북면 문곡리 남교 인근 소하천 석회암 지대의 고생대 화석 도굴이 알려진 것은 지난 5월이다.

당시 현장에서 학술 조사하고 있던 박수인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명예교수 등이 화석의 훼손 사실을 확인, 강원도와 영월군을 거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생대 화석이 있던 석회암이 누군가에 의해 도구(소형 그라인더 등)로 지름 15∼20㎝가량의 직사각형 형태로 잘려나갔고, 도굴된 흔적은 모두 20여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굴 시기를 특정하기 쉽지 않은데다 주변에 방범용 CCTV나 족적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수사가 2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다.

담당 경찰은 “화석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2013년 6월이고 사라진 것이 확인된 것은 2년여 뒤인 지난 5월”이라며 “화석이 있는 곳은 평소 물에 잠겼다가 갈수기에 바닥을 드러내는데, 화석이 훼손된 곳에 모래와 흙이 차 있는 점으로 미뤄 적어도 근래에 도굴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화석의 학술적 가치를 아는 전문가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굴된 화석은 오징어나 소라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두족류와 복족류 화석으로, 과거에 이곳이 바다 환경이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인 만큼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매장문화재인 화석은 국가의 허가 없이 발굴해 갈 수 없고,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영월군은 ‘지질명소’인 이곳이 물이 잠기는 하천 바닥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신고 전까지는 화석이 훼손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영월군의 한 관계자는 “매장문화재는 일반인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관리가 쉽지 않다”며 “지난 5월 화석이 훼손됐다는 신고를 받고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