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메르스 공포로 병원 방문 미뤄선 안 돼”

“막연한 메르스 공포로 병원 방문 미뤄선 안 돼”

입력 2015-06-12 13:04
업데이트 2015-06-1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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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환자 진료 후 격리됐던 여의도성모병원 최수미 감염관리실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병원 방문을 미루다 치료 시기를 늦추지 않기 바랍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거쳐 간 6번 환자를 진료하고서 자택 격리됐던 여의도성모병원 감염관리실장 최수미 교수는 12일 “메르스 사태 초기 높은 사망률이 부각되면서 불안과 공포가 가중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오전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병원 로비에서 봉헌한 ‘메르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합동미사’에서 “이제는 대부분 병원에서 메르스 진단을 위한 선별진료실을 운영하거나 폐렴환자를 선제 격리조치한다”며 메르스 사태에 대한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그는 “일상에서 기본적인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만약 확진 환자가 격리되기 전 자신이 노출됐거나 격리 중 증상이 발생하면 독자적으로 병원을 찾지 말고 핫라인이나 보건소, 가까운 의료기관에 연락해 지시에 따르면 추가 노출과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6번 환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거쳐 지난달 26일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왔다가 상태가 악화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이달 1일 사망했다.

최 교수를 포함, 당시 6번 환자를 진료한 이 병원 감염관리실 의료진은 검사 결과 전원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오는 15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지난 2주간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된 병원 교직원과 환자 등 200여명 가운데 현재까지 3차 환자 발생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환자실에서 의도치 않게 노출된 환자들은 애초에 보인 증상과 메르스 증상을 구분하기 어려워 능동감시를 계속하고 있다”며 “노출 후 14일까지 3차례 시행한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확인됐으며, 이 사례를 보면 메르스의 공기전파 가능성은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를 비롯한 감염관리실 의료진은 6번 환자를 진료하고 신속히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송한 공로로 이날 포상을 받았다.

전통 가톨릭 의례에 따라 집전된 이날 미사에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가톨릭학원 부속 8개 병원 교직원 200여명이 참석해 메르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의 정신적 안정을 기원했다.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박신언 몬시뇰은 “왜곡된 청정 이미지를 위해 환자를 받지 않으려 함으로써 환자를 전전긍긍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 환자를 꺼리거나 거절하면 의료기관으로서 사명을 포기하는 것이고, 환자는 병원에서 거부당할까 봐 증상이나 진료 이력을 숨기면서 메르스는 더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장과 가톨릭대 산하 8개 부속병원장들은 이날 미사에서 ‘메르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 있다’는 의료원 영성에 따라 어떤 환자도 차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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