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행위 의혹’ 제주지검장…진실게임 양상으로] “검사장 신분이 조사 방해되면 자리 내려 놓겠다”

[‘음란 행위 의혹’ 제주지검장…진실게임 양상으로] “검사장 신분이 조사 방해되면 자리 내려 놓겠다”

입력 2014-08-18 00:00
업데이트 2014-08-1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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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지검장, 피해자? 파렴치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을 직접 찾아온 김수창 제주지검장은 ‘배수진’을 치고 자신의 결백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도 지난 12일 밤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는데 제가 떠들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당시 김 지검장이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아닌 건 아닌 거다”라며 부인했다.

김 지검장은 과연 본인의 주장처럼 ‘억울한 피해자’인가, 아니면 노상에서 음란 행위를 한 변태성욕자인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 지검장은 “확인되지도 않는 터무니없는 의심으로 한 공직자의 인격이 말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조사하는 데 검사장으로서의 신분이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면 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자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을 당했다”며 “상상조차 못할 오해로 온 가족이 죽음과도 같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지검장은 또 “(사실관계를 떠나) 검사장이 조사를 받았다는 게 알려지면 큰 파장이 생길 수 있다”며 “조용히 끝날 일 가지고 신분을 밝히고 위세를 과시하느니 일반 시민으로서 해명코자 한 것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차라리 신분을 밝히는 게 나을 뻔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김 지검장으로서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쌓아 온 명예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김 지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인 신고 또는 부실 수사로 무고한 사람의 명예를 송두리째 앗아 갈 뻔한 잘못을 저지른 경찰의 미숙한 사건 처리에 대해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4-08-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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