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학교측이 성추행 가해자로 몰아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학교측이 성추행 가해자로 몰아

입력 2014-07-16 00:00
업데이트 2014-07-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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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시도까지 한 중학생을 학교 측이 성추행 가해자로 몰아 두 번 상처를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부산 사하구 D중학교와 2학년 A(14)군 부모에 따르면 A군은 학기 초부터 지난달까지 동급생 친구인 B(14)군과 C(14)군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5명의 친구에게는 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A군 부모는 지난달 18일 집에서 컴퓨터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한 아들을 발견하고 뒤늦게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학교에 학교폭력 사실을 신고했다.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 중 B군은 전학, C군은 특별교육 30시간, 나머지 5명의 학생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선도조치하면서 폭력사건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달 초 학교는 A군이 친구인 D군을 성추행했다며 부모에게 학교에 와달라고 통보했다.

A군 부모는 “학교 관계자가 경찰 신고를 운운하며 사실상 학교 폭력 사건을 덮으려는 것처럼 협박했다”며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성추행 가해자로 덮어씌우려는 모습에 기가 찼다”고 말했다.

A군 부모는 “성추행 피해자라고 지목된 학생은 아들의 친한 친구로 서로 장난친 것을 성추행이라고 몰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성추행 건은 학생들의 학내 쪽지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학부모를 부른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지만, 학교 폭력을 덮거나 보복하려고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A군은 지난 7일 이후 등교하지 않고 있으며 A군의 부모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조치에 재심을 청구하는 한편 가해학생 7명 중 4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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