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로 ‘쌍둥이 형제’ 부상에도…각별한 우애

총기 난사로 ‘쌍둥이 형제’ 부상에도…각별한 우애

입력 2014-06-22 00:00
업데이트 2014-06-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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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병사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가운데 부상자 중 일부가 쌍둥이 등 동반입대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 발생 4시간여 만에 가장 먼저 병원에 도착한 부상자는 김모(22) 병장이었다.

21일 오후 8시 15분께 소초 인근에서 동료 임모(22) 병장이 난사한 K-2 소총 실탄에 김 병장은 오른쪽 팔꿈치 부위를 관통당하는 중상을 입었다.

오후 10시 47분께 김 병장을 태우고 고성종합운동장에서 이륙한 119항공구조대 헬기가 30여분 만에 강릉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헬기에서 구급차로 다시 옮겨진 김 병장은 오전 0시27분께 강릉아산병원 응급실로 급히 실려 들어갔다.

김 병장이 응급 수술을 받는 동안 그의 쌍둥이 형(22)은 수류탄 파편에 왼쪽 가슴과 팔, 양쪽 다리 등을 맞아 국군강릉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생에 비하면 비교적 가벼운 부상이었지만 치료와 심신 안정이 시급했다.

하지만, 형은 병상에서 대충 정신을 차리자마자 동생부터 찾았다.

동생이 옆에 없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동생과 함께 있고 싶다. 동생에게 데려다 달라”며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이에 이날 오전 4시 5분께 구급차로 국군강릉병원에서 10㎞ 정도 떨어진 강릉아산병원으로 재차 이송됐다.

다행히 이날 오전 무사히 수술을 마친 동생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다.

오후에 수술을 받은 형도 그 바람대로 동생과 같은 병실로 옮겨져 함께 회복 중이다.

함께 동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던 두 아들의 사고 소식에 아버지는 경북 구미에서 강원 강릉까지 5시간 가까이 걸리는 길을 한걸음에 달려왔다.

아들들을 본 아버지는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이었다.

아내 없이 홀로 힘들게 키운 자식들이었다.

둘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우애가 깊었고, 기특하게도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자라 아버지의 든든한 기둥이 돼줬다.

아버지는 뉴스를 통해 먼저 사고 소식을 접한 후에야 군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큰 애가 ‘같은 부대에서 동생을 챙겨주고 싶다’고 해서 동반 입대했는데 하마터면…” 이라며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두 아들이 있는 병실로 바쁜 걸음을 향했다.

사고 당시 임 병장이 던진 수류탄 파편에 목과 다리 등을 다쳐 이날 오전 0시 50분께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신모(20) 이병 역시 친구와 함께 입대해 22사단에 전입했다.

병원을 찾은 신 이병 가족은 아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자마자 “아들이 친구와 동반입대했는데 친구의 안부를 좀 확인해달라”고 관계자에게 부탁했고, 사망·부상자 명단에 아들 친구의 이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한편 2003년부터 시행된 육군의 동반입대 복무제도는 모집병 선발 방식하에서 친척이나 친구 등이 함께 입영해 같은 부대에서 전역 시까지 함께 내무생활을 하면서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동반입대 할 수 있는 인원은 1명이며, 복무 지역은 1군 강원지역과 3군 경기지역 예하 부대로 한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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