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때 학살 민간인 유해 민간차원 첫 발굴 시작

6·25전쟁때 학살 민간인 유해 민간차원 첫 발굴 시작

입력 2014-02-24 00:00
업데이트 2014-02-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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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때 집단 학살당해 묻힌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민간차원의 발굴 작업이 경남 진주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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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때 학살 민간인 유해 민간차원 첫 발굴
6·25전쟁때 학살 민간인 유해 민간차원 첫 발굴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 24일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인근 야산에서 6·25 전쟁 때 집단 학살당해 묻힌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민간차원의 발굴 작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공동조사단이 유해가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곳의 부토를 걷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민족문제연구소, 49통일평화재단, 한국전쟁유족회 등으로 이뤄진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은 24일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 인근 야산에서 집단학살된 민간인 유해 발굴에 나섰다.

공동조사단 공동대표 겸 발굴단장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공동조사단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이곳에서 발굴작업을 벌인다.

용산고개 발굴현장은 6·25 전쟁 당시 국군방첩대와 경찰에 의해 주민 수백 명이 희생돼 묻힌 곳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 전후 진주 민간인 희생자유족회’는 이곳에서 진주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희생자와 민간인 등 15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2009년에 6·25 전쟁 전후 진주형무소 재소자와 진주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희생자 유골 발굴작업을 경남대 이상길 교수팀에 의뢰했는데 당시에는 유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 야산 소유자가 이 교수팀이 발굴한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유골이 묻혀 있다고 전하면서 진주유족회가 공동조사단에 요청, 이번 발굴이 성사됐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발굴작업에서 찾아낸 유해는 성별, 나이, 키 등을 감식하고 나서 발굴현장 인근의 컨테이너에 안치할 계획이다.

컨테이너에는 2004년 옛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에서 발굴돼 그동안 경남대박물관 컨테이너에 임시안치됐다가 지난 19일 고향으로 돌아온 진주지역 민간인 유골 163구가 안치돼 있다.

공동조사단은 발굴작업을 마치고 조사보고회를 열 방침이다.

발굴작업에 앞서 공동조사단은 이날 진주시 명석면사무소 2층 강당에서 유해 발굴 개토제를 열었다.

유족회와 유족들이 추모 제례를 올리고 헌화하며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박선주 발굴단장은 추모사에서 “60년이 지나 유해를 발굴하는 것은 돌아가신 넋을 달래고 지난 세월 한을 풀어주려는 것도 있지만 민족사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권신장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사자 유해 발굴은 국가에서 돈을 많이 들여 하고 있지만 민간인 유해 발굴은 국가적 뒷받침이 거의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더 나은 사회로 나가려면 민간인 유해 발굴작업도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진주유족회 강병현 회장은 ‘박근혜 정부에 드리는 호소문’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를 찾으려고 해마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죄도 없는 민간인들을 집단학살해 매장해놓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은 민주화된 나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하지 않는 일을 유족들과 뜻있는 시민이 나서서 시작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무엇보다 우선으로 유해발굴과 안장 시설을 조성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울먹였다.

개토제에서는 과거 전국적으로 진행된 유해발굴 관련 영상물 상영과 진주지역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제로 한 김상숙 고려대 교수의 설명회도 마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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