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오빠에 이어 저도 학군장교 길 걸어요”

“아버지·오빠에 이어 저도 학군장교 길 걸어요”

입력 2014-02-20 00:00
업데이트 2014-02-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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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학군단 첫 자체 임관식 열려소위 임관 앞둔 김지원씨 “멋진 군인 될게요”

”학군사관 후보생 문보미 등 29명은 2014년 3월 1일부터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지난 2011년 12월 창설된 성신여대 학군단의 첫 자체 임관식이 열린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돈암동 수정캠퍼스.

경쾌한 군악대 소리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녹색과 감색 제복을 차려입은 여자 학군단 학생들은 대대장 후보생의 구령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 가운데 아버지와 오빠에 이어 학군장교의 길을 걷게 된 김지원(22·여·스포츠레저학 10학번)씨는 누구보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25기 학군장교 출신이다. 오빠는 김씨보다 두 기수 위인 제50기 학군장교로 현재 복무 중이며 오는 6월 전역한다.

김씨는 “창설 직후 아버지와 오빠의 강력한 추천으로 학군단에 지원했다”며 “처음엔 ‘무슨 군인을 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보고 싶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영향으로 학군장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장교와 제복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며 웃었다.

임관식에서 만난 그는 여느 여대생처럼 발랄하고 앳된 외모를 가졌지만 ‘다, 나, 까’ 로 끝나는 ‘각 잡힌’ 말투를 사용하는 군인의 모습이었다.

애초 전공에 맞춰 체육인의 길을 걸으려 했던 김씨는 2학년을 마친 겨울방학 학교에 학군단이 창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합격해 꿈까지 직업 군인으로 바꿨다.

그는 “덥고 추운 방학철마다 훈련을 하는 것이 정말 말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훈련과정 중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빠는 복무 때문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여자로서 군인의 길 걷는데 힘든 점이 많을 거라 걱정해줬다”며 “그러면서도 잘하라고 채찍질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전투병과에 지원했으나 이번에 의료행정 병과를 부여받았다”며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해 국가를 위해 충성하는 멋진 군인이 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아버지 김인식(51)씨는 “창설 소식을 듣고 입단을 권유했지만 딸이 처음엔 거부하더니 한번 해 보겠다고 하더라”라며 “여자로서 경험하기 힘든 과정을 겪었고 이젠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여군 리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학군단 1기생(제52기 학군사관후보생) 30명 중 29명이 이날 자체 임관식에서 소위 계급장을 달았고, 내달 정식으로 소위로 임관한다.

특히 이들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7명이 보병 병과를 부여받았다.

보병은 육체적으로 힘든 병과로 분류되며 이번 임관 후보생 병과 지원에서 경쟁률이 남군의 경우 0.89대1을 기록한 반면, 여군은 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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