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성 봉사활동’ 보완대책 마련 시급

‘징계성 봉사활동’ 보완대책 마련 시급

입력 2013-05-28 00:00
업데이트 2013-05-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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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기관은 “안왔으면”…관련 지침도 없어 학교마다 ‘제각각’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중·고등학생이 하는 강제 봉사활동은 받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순천 고교생들의 노인복지시설 할머니 희롱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의 징계성 강제 봉사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감독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흡연, 학교폭력, 왕따 등의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에 대한 징계는 초등교육법과 학교폭력법 등에 따라 교내봉사, 사회봉사, 위탁교육, 전학, 퇴학 등이 시행되고 있다.

학교마다 설치된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위원회가 학생의 행동에 맞춰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교내 봉사는 학교 안에서 교실이나 화장실 청소 등을 하는 게 보통이며 사회봉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징계성 봉사활동을 주로 하게 된다.

위탁교육은 외부 기관에 해당 학생에 대한 교육을 의뢰하고 전학이나 퇴학은 가장 강력한 징계에 해당 된다.

하지만 징계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구체적이지 않아 어떤 경우에 어떤 징계를 받는지, 징계를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징계가 이뤄지고 있고 징계도 형식적으로 이뤄져 징계성 봉사활동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순천에서 문제가 된 강제성 사회봉사활동은 교육청이 봉사활동 기관을 소개만 할 뿐 교사가 학생과 동행해야 하는지에 관한 규정조차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순천 사건’도 봉사활동 명령을 받은 9명의 학생이 노인복지시설로 가면서 교사가 1명도 동행하지 않았다.

또 징계 대상 학생이 2명 이상일 경우 학생 숫자에 맞춰 분산하기도 하지만 이 학교는 이마저도 무시하고 9명을 한꺼번에 한 곳에 위탁했다.

위탁기관은 징계성 봉사활동에 부정적이다.

일단 봉사활동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데다 교사가 따라오는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학생들만 올 때면 피곤하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장애인 요양원의 한 관계자는 “봉사활동이란 것은 자발성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얘네들은 처음부터 강제로 오므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일을 시키면 짜증을 내거나 지도를 아예 무시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징계성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권장지침을 별도로 세워 일선 학교에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사가 한번 정도는 가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며 “학생 하나하나를 모두 따라 다닐 수 없는 현실도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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