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5만원 더 싼데… 학교들 업체 독점 우려에
공동구매와 개별구매의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광주로 44.2%(12만 7380원)나 벌어졌다. 부산(40.7%), 전북(32.8%), 대구(30.1%)도 공동구매가 훨씬 저렴했다. 격차는 지역별로도 컸다. 공동구매 기준으로 가장 비싼 가격인 세종시는 26만 7000원이었지만, 가장 싼 전북은 16만 883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역판매점이 제조사에서 물건을 사들인 뒤 재고부담을 감안해 판매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동구매는 학교운영위원회나 학교장이 결정하면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가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각 업체 제안서를 심사해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전체의 47.3%(2495개교)뿐이고 50%(2647개교)는 개별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2.7%(142교)는 구매방식을 검토 중이다. 지역별로는 서울(87.9%), 경기(78.4%), 대전(64.4%) 등은 공동구매 비율이 높은 반면 세종(7.1%)과 제주(5.6%)는 현저히 낮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 업체 선정 절차 등을 놓고 소문이 많다”면서 “결정권을 가진 학교장이나 학교운영위 측이 의혹에 휘말릴 것을 두려워하거나, 복잡한 내부절차를 기피해 아예 공동구매를 배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가 브랜드의 교복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공동구매를 꺼리고, 자녀들에게 이왕이면 비싼 교복을 입히려는 학부모들의 여론도 공동구매 활성화를 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는 교복가격 안정화를 위해 최저가 입찰을 통한 학교 일괄구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교복 출고가를 공개하고, 생산자와 학교 간 직거래 및 온라인 판매 등 유통체계 개선책을 골자로 한 종합 대책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5-07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