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수 물리학 연구 성과뿐 수학적 방법으로 입증 못해 클레이재단 취지 잘못 이해”
![조용민 건국대 석학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4/22/SSI_20130422021154.jpg)
![조용민 건국대 석학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13/04/22/SSI_20130422021154.jpg)
조용민 건국대 석학교수
‘2014 세계수학자대회 서울’ 조직위원장인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는 21일 “조 교수의 논문은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양-밀스 이론은 물리학에서는 이미 각종 계산에 사용되고 있는 가설이고, 이를 수학적으로 입증하라는 것이 클레이 재단의 과제”라면서 “조 교수팀은 논문의 전제에서 ‘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식으로 핵심을 건너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학계의 공식 입장은 이 논문 자체가 클레이 재단의 문제와 관련조차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수학계의 입장은 “클레이 재단이 곧 검증에 나설 것이고, 2년 내에 통과를 자신한다”는 조 교수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론 물리학계의 거장인 조 교수와 수학계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상민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물리학자는 ‘도구로써의 수학’을 사용하며, 어떤 수학 개념이 100% 엄밀하게 정의돼 있는지 상관하지 않고 일단 이론을 전개한다”면서 “예를 들어 아이작 뉴턴이 미적분을 처음 만들어서 사용할 때 근본을 이루는 극한(limit)의 개념에 대한 의심이 있었지만, 뉴턴은 이론을 전개했고 미적분이 수학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그 후로 100년 이상이 지난 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양-밀스 이론은 1950년대에 처음 도입됐고, 1970년부터 입자물리학의 기본틀로 물리학에서 사용되고 있다”면서 “클레이 재단은 이를 수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검증을 요구했지만 조 교수팀은 수학적 방법이 아닌, 물리학 연구성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조 교수팀의 접근방식이 추후 이 가설을 입증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4-22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