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문 발길 ‘뚝’…사랑의 온도탑도 ‘35.3도’ 머물러
“아이 한 명당 월 8천원인 피복비를 줄여 난방비를 충당할 정도예요.”계속되는 경기침체에 극심한 한파까지 겹치면서 경기도 내 사회복지시설들이 쓸쓸한 연말연시를 맞고 있다.
기부문화 확산으로 성금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사랑의 온도탑을 달구기엔 미약한 상황이다.
아동 70여명이 거주하는 수원의 A시설은 이번 겨울 후원금이 거의 없어 겨울나기가 힘겹다.
일부 독지가와 기업 등이 과자와 과일 등 먹을거리를 위문품으로 보내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 달 400만~500만원 드는 난방비를 충당하려면 정부 지원 운영비에서 다른 항목의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곳은 아동 1인당 월 8천원 정도씩 배정된 피복비 등 일반 운영비를 줄여 난방비에 보태고 있다.
이 시설 관계자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난방비를 충당하느라 다른 명목의 운영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자원봉사자들도 계속해 줄어 지난 성탄절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불과 5팀도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
비슷한 규모의 B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나마 이번 주는 성탄절 덕에 후원금도 ‘반짝’ 늘었지만, 이번 겨울 들어 후원금 규모가 평년 수준을 밑도는 상황이다.
노인 80명이 생활하는 C시설도 후원금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집계된 올 성금 규모는 지난 26일 현재 245억원으로, 목표액 275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진행하는 ‘희망2013 나눔 캠페인’(사랑의 온도탑)을 통한 모금액도 현재 45억4천만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서 온도탑 온도가 35.3도에 머물고 있다.
일선 시·군의 읍·면·동사무소를 통한 현물기부액 등은 제외했다고 하지만 목표액 128억8천만원을 기준으로 한 100도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서울 광화문의 전국 온도탑 온도는 이미 50도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의 기부가 줄었고, 한파와 대선의 영향으로 기부에 대한 관심도 감소했다”며 “지난달까지는 그나마 모금액이 평년 수준을 웃돌았으나 이달 들어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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