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시야 확보 어려워도 해경 잠수대원 50여명 10일째 수색작업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닷물이 몸속으로 들어오지만 실종자 가족을 생각하면 수색을 멈출 수가 없어요.”울산 앞바다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선인 석정 36호가 전복된 지 23일로 열흘째를 맞았다.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를 찾아 나선 해양경찰 특공대를 포함한 해경 특수구조단의 수중 수색 작업이 영하의 강추위 속에 계속되고 있다.
시시때때로 발효되는 풍랑주의보와 강한 바람에 수색 작업은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수온이 10도 정도인 차가운 물속에서 활동하는 잠수대원은 50여명.
2인 1조로 동시에 18명씩 돌아가며 바다 속을 확인하지만 추위는 이들에게도 고통이다.
한 번 입수하면 30분 정도 수색한다. 바닷물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막는 방수복(드라이수트)을 입지만 물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
때론 몸에서 나는 땀이 체온을 더 떨어뜨리기도 한다.
고무보트가 흔들린다. 해경 특공대 소속 황승용 경장이 수중작업을 마치고 고무보트에 올라왔다. 그는 “추운데다가 이곳 해역엔 부유물이 많아 시야 확보마저 잘되지 않아 애가 탄다”며 거친 숨을 내 쉬었다.
바다 속 시야는 30㎝ 정도. 게다가 언제, 어디서 사고 선박의 철제조각과 와이어 등이 해류를 타고 튀어나와 잠수대원을 덮칠지 모른다.
실제 지난 16일 오전 수색 작업을 하던 잠수대원 1명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철 기둥에 받혀 코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잠수를 끝내면 체력 보충을 위해 울산화력발전소 부두에 설치된 지휘본부(CP)로 이동한다.
지휘본부라고 해도 간이 천막을 설치해둔 정도다. 천막 안에 갖춰진 것이라곤 석유난로에 주전자가 전부다.
40㎏의 잠수 장비를 내려놓은 뒤 천막 안 석유난로에 몸을 녹인다.
쉬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잠수대원은 다시 고무보트를 타고 칼바람을 맞으며 바다로 나갔다.
남해해경청 박광호 특수구조단장은 “여러 가지 여건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종자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힘을 다해 수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후 7시10분께 울산신항 북방파제 축조공사 현장에서 석정 36호가 전복돼 이 배에 타고 있던 근로자 등 24명이 바다에 빠졌다.
12명은 구조됐으나 7명이 사망했고 5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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