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대미문의 내분’…총장ㆍ중수부장 정면 격돌

檢 ‘전대미문의 내분’…총장ㆍ중수부장 정면 격돌

입력 2012-11-29 00:00
수정 2012-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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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부 폐지ㆍ총장 퇴진 놓고 이견 속 중수부장 전격 감찰

현직검사 수뢰사건과 성추문으로 창설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검찰이 사상 초유의 지도부 내분 사태에 휩싸였다.

검찰총장이 특수수사 사령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중수부장이 이에 정면으로 반발한 것이다.

대립의 이면에는 총장 퇴진과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가 걸려 있어 사태 전개에 따라 검찰 조직 전체가 엄청난 충격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관측된다.

대검 감찰본부가 28일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 중수부장(검사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감찰에 착수한 직후 최 중수부장은 “(총장과)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밝히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상대(53.13기) 검찰총장과 대검의 핵심참모인 최 중수부장이 공개적으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대검은 최 중수부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에게 언론 대응방안을 조언하는 등 품위를 손상한 비위자료를 김수창 특임검사로부터 이첩받아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이 대학동기인 김 검사에게 언론사의 확인 전화 등에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줬으며, 그 과정에서 비위로 볼 만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해야겠다는 것이다.

최 중수부장은 그러나 “문제삼는 문자메시지는 언론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뿐 검사 윤리규정상 문제될 바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최 중수부장은 김 검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과 그 진행상황에 대해 이미 한 총장에게도 보고했으며 특임검사팀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확인해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최 중수부장은 대신 “총장 진퇴문제 등 검찰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오늘의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비리 검사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행위보다는 최근 검찰의 위기상황을 둘러싼 대응방안에 대한 이견이 감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 총장과 최 검사장은 최근 며칠간 중수부 폐지를 놓고 심각한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 총장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중수부 폐지안을 꺼내들기로 작심하자 최 검사장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최 검사장은 중수부에 가장 애정이 많은 검사”라며 “그런데 자기 대에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니까 총장이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반발했거나 뭔가를 건드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 결정에 한 총장이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특수부 검사들을 총괄 지휘하는 최 검사장과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한 총장이 최 중수부장을 직접 겨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 중수부장은 검찰 내 특수통 검사 중에서도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간부 중 한명이다.

조직의 총수인 한 총장으로서도 검찰 내 역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개감찰’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을 보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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