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수원살인사건 ‘오원춘 여죄’ 수사 경쟁

檢·警 수원살인사건 ‘오원춘 여죄’ 수사 경쟁

입력 2012-04-12 00:00
수정 2012-04-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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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시신훼손 진술 오락가락… 살해 동기 추궁”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11일 피의자 오원춘(42)씨를 상대로 피해자 A씨를 살해한 시간과 시신 훼손 동기 규명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기경찰청도 이례적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구성키로 했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힘겨루기가 이 사건 수사에서도 벌어질 전망이다. 오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수원지검 형사3부는 부장검사를 비롯한 7명의 전담수사팀 전원이 출근해 수사를 벌였다.

●검·경 수사권 갈등 이번에도…

검찰 관계자는 “오씨의 진술에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이를 중심으로 명확한 살해 시각과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이유 등을 추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검찰은 오씨가 “A씨를 집으로 납치한 뒤 성폭행을 하려다 실패하고, 다음 날인 2일 새벽 5시 다시 일어나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강하게 반항해 살해했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씨 진술대로라면 A씨가 오씨와 함께 있었던 5시간가량 어떤 구조요청도 하지 않았고, 반항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신까지 잔인하게 훼손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오씨는 시신훼손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시신을 훼손했다.”고 진술했다가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조사에서처럼 불리한 진술에 대해 묵비권이나 진술거부 등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씨에 대한 대면수사를 중심으로 향후 프로파일러를 동원한 수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 수사와 별도로 경찰도 이례적인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구성, 오씨의 여죄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경찰 탐문수사 때 오씨 집 앞 갔다”

경찰은 이 사건 관할 경찰서인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 3개 팀과 경기청 여죄수사 지원팀을 중심으로 현장인원을 추가 동원하는 방법으로 수사팀을 꾸릴 예정이다. 수사팀 규모는 검찰보다 많은 10명 이상 20여명 안팎으로, 송치 사건에 대해 이처럼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에서 오씨의 여죄가 밝혀질 경우 사건 초기 부실수사 논란에 이어 여죄수사 실패까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고, 수사권 독립을 요구했던 입장도 난처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검찰 역시 이 같은 사안을 감안, 이 사건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간 힘겨루기가 이번 수사에서도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경찰이 사건 초기 탐문수사 과정에서 오씨의 집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어 그냥 돌아간 것으로 유가족을 통해 확인돼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은 경찰 수사 브리핑 과정에서 “경찰이 오씨 집 앞까지 갔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2-04-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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