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찾아간 ‘국물녀’, “내가 사과받고 싶었다”

경찰서 찾아간 ‘국물녀’, “내가 사과받고 싶었다”

입력 2012-02-29 00:00
수정 2012-02-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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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매도 가혹” 억울함 호소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서점 식당가에서 허모(7)군의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고 별다른 조치없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된장국물녀’로 비난받은 이모(52ㆍ여)씨가 2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뛰어다니다 먼저 와서 부딪힌 것이라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며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으나 아이도 다친 것 같아 자리를 뜬 것”이라고 진술했다.

허군의 어머니는 사고 이후 인터넷포털에 아들의 화상 사진과 함께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히고 사라진 가해자를 찾아달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이 퍼지면서 이씨를 ‘된장국물녀’ ‘화상테러범’이라고 부르며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이씨는 “아이가 다친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고 빨리 낫기 바란다”면서 “내 상처만 생각했고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아 이런 결과를 가져왔겠지만 순식간에 ‘테러범’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울먹였다.

공개된 CCTV에 따르면 허군이 빠르게 뛰어오다 국물을 받아 돌아서는 이씨와 부딪혔고, 뜨거운 국물을 뒤집어쓴 허군은 바로 어디론가 뛰어갔다. 이씨가 국물에 덴 자신의 손에 찬물을 뿌리는 등 응급조치를 하는 모습도 CCTV에 담겨있다.

경찰은 “CCTV와 이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형사처벌보다는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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