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한 달째 ‘미궁’

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한 달째 ‘미궁’

입력 2012-02-05 00:00
수정 2012-02-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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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등 결정적 단서 없어 수사 ‘제자리’

전남 함평의 한 경로당에서 발생한 독극물 비빔밥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경찰 수사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특히 목격자나 CCTV 자료 등 결정적인 단서가 없어 자칫 수사가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오후 6시께 함평군 월야면의 한 경로당에서 주민 정모(72.여)씨 등 6명이 비빔밥을 먹은 뒤 갑자기 거품을 물고 쓰러져 정씨가 숨지고 김모(59.여)씨 등 5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건 당시 주민들은 경로당에 있던 흰 밥에 각자 반찬을 가져와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비빔밥 재료 가운데 상추겉절이, 간장, 고춧잎 등에서는 농약 성분이 나오지 않았지만, 흰밥에서만 카바메이트(carbamate) 계열의 살충제 농약인 메소밀(methomyl)이 검출됐다.

무색무취한 메소밀 특성상 조미료로 잘 못 알고 반찬에 넣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흰밥에서 메소밀 성분이 나오자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독극물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그러나 수사가 시작된지 한달이 지났지만 목격자가 없고 경로당 주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 20여명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농약을 구입한 주민을 확인해 조사했지만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

숨진 정씨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주민도 조사했지만, 사소한 말다툼을 했을 뿐 살인할 정도로 갈등이 크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일부 주민은 경찰 수사에서 처음에는 농약을 사지 않았다고 했다가 나중에 구입한 기록이 나오자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령이어서 기억이 좋지 않아 잘 못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일한 단서로 경로당에 남겨졌던 흰밥에 주목하고 있다.

경로당 문이 항상 열려 있어 아무나 출입할 수 있지만, 경로당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원한관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목격자가 없어 용의자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집성촌의 특성상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민감한 부분이 많은 만큼 최대한 조심스럽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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