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맞은 집 복구완료… 정신적 고통 완치는 언제…

폭격맞은 집 복구완료… 정신적 고통 완치는 언제…

입력 2011-11-19 00:00
업데이트 2011-11-19 00: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피해 복구 90% 이상 진척

포격 이후 1년, 다시 겨울이 다가오는 요즘 연평도 주민들의 관심사는 단연 ‘주택 복구’다. 서부리·남부리 등에서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32동 중 13동의 복구가 마무리됐고, 이 중 일곱 가구는 입주를 마쳤다. 집이 속속 복구되면서 주민들은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주택을 떠나 새 보금자리로 거처를 옮기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한 주민은 “그래도 운동장 ‘비둘기집’에 정들었는데….”라며 뒤돌아서 삶의 자취가 남은 운동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남은 주민들은 일상처럼 빨래를 널거나 화분의 화초를 가꾸면서도 들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시주택에서 조부모와 함께 사는 고성현(10)군은 “새 집에는 내 방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미지 확대
북한의 포격 도발 1주년을 일주일 앞둔 지난 16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한 선착장에서 어민들이 그물에 걸린 꽃게를 빼내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북한의 포격 도발 1주년을 일주일 앞둔 지난 16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한 선착장에서 어민들이 그물에 걸린 꽃게를 빼내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미지 확대
연평초등학교 교실에서 옹진군이 마련한 ‘찾아가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50여명이 밀레니엄오케스트라 단원으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초등학교 교실에서 옹진군이 마련한 ‘찾아가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50여명이 밀레니엄오케스트라 단원으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미지 확대
연평도 주민들이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이용해 1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크게 부서졌던 집을 복구해 새 집을 짓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연평도 주민들이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이용해 1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크게 부서졌던 집을 복구해 새 집을 짓고 있다.
연평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포격 이후 달라진 것은 더 있다. 마을버스가 매일 네 차례씩 마을을 돌며 주민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서해5도 특별지원법에 따라 주민들에게는 1인당 월 5만원의 정주지원금도 주어지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평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치료’를 하고 있어 학교에는 바이올린이며 플루트 등 악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미지 확대
옹진군에 따르면 복구사업에는 국비 309억원, 군비 25억원이 투입됐다.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나머지 주택 12동은 피격 1년이 되는 오는 23일 전후로 입주가 되며 상가 3동과 창고 4동은 이달 말 완공된다고 한다. 완파된 주택은 한 동에 1억여원을 들여 건축대장에 등재된 면적만큼 슬래브형으로 새로 지어졌다. 100억원을 들인 7개 대피소(대연평도 6개, 소연평도 1개) 공사는 지난 7월 착공돼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파된 보건지소는 지상 2층, 지하 1층(대피소) 규모로 내년 5월 준공된다. 주민들에게는 생활안정지원금도 지급됐다. 3차례에 걸쳐 1인당 400만원이 지급됐으며 별도로 주택 전파 가구에는 300만원, 반파 가구에는 50만원이 지원됐다. 어민을 위해서는 어구 철거 및 어업 자활 지원에 10억 5000만원이 투입됐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피해 복구가 90% 이상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평도 거주민은 포격 사건 전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연평도의 현재 인구는 1061가구, 18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4가구, 1756명보다 127가구 133명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남아 있다. 일부 주민들은 포격 당시의 충격으로 가옥 내부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보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불평하고 있다. 또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5도의 내년 종합발전계획 예산 요구액 250억 5400만원 가운데 151억 4000만원이나 깎였다. 특히 노후주택 개량 사업비는 요구액 160억원 가운데 18%인 28억원만 책정됐다.

더 큰 문제는 치유되지 않고 있는 주민들의 정신적인 충격이다. 인천의 한 병원이 지난달 연평도 주민 149명을 검진한 결과 89명(60%)이 고위험군 또는 위험군으로 분류돼 많은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도 김학준·김소라기자 kimhj@seoul.co.kr

2011-11-19 3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