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검찰 “안타깝다”… ‘담담·침통’ 교차

일선검찰 “안타깝다”… ‘담담·침통’ 교차

입력 2011-07-04 00:00
업데이트 2011-07-0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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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결단 매도 곤란 검찰 신뢰 회복해야”

김준규 검찰총장이 4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의 수정 통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 일선 검사들은 안타까움을 피력하면서도 대체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일방적으로 수정되자 표출됐던 검찰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사그라진 이후 차분하게 관망하는 기조가 김 총장 사퇴 소식에도 여전히 주류를 이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 조직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김 총장이 사퇴하자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도 “결국 올 게 왔다”며 침울함에 빠졌다.

사의 표명을 예견한 탓인지 ‘충격’은 덜했지만 임기가 보장된 총수가 중도사퇴에 몰려야만 했던 상황론에 “안타깝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조정안의 법사위 수정 직후 모임을 갖고 향후 추이를 지켜봤던 일부 부장검사들도 더는 집단행동으로 비치는 행위를 자제키로 했다.

한 부장검사는 “총장이 임기를 못 채워 안타깝다”며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유감이지만 총장께서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니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총장이 사퇴까지 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참모들의 의견을 종합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평검사들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조정안 수정 직후 가끔 올라오던 평검사들의 인트라넷 댓글도 조용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사태는 당사자인 검·경이 수사권 조정안에 합의하고 사개특위에서 추인됐음에도 국회가 이를 뒤집으면서 일어난 것인데도 일각에서는 검찰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었다.

한 관계자는 “당사자 간 합의와 국회 해당 위원회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안을 뒤집은 데 따른 반작용을 매도해 여론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총수 사퇴라는 불미스런 사태를 초래한 만큼 이를 계기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진의가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는 견해도 적잖았다.

한 부장검사는 “총장 사퇴의 의미를 그대로 이해해야지 마치 대통령에 대한 항명 등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되돌아보는 게 중요하지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하게 하는 분위기는 없어져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 이후 실추된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고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데로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이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조직이 흔들리지 않게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검경 간 수사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대통령령을 잘 만들어 지휘권을 확고히 하고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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